"카드사뿐 아니라 지주차원 빅데이터 매트릭스 조직 검토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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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그룹이 계열 카드사뿐 아니라 은행 내부에도 빅데이터 관련 부서를 신설했다. 금융권의 빅데이터를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선두로 나선 신한금융의 움직임에 타 은행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1일 마케팅부서 산하에 있던 빅데이터 관련 부서를 '빅데이터센터'로 따로 분할했다. 기존에 빅데이터 관련 부서가 하던 역할은 은행 리스크 관리를 위한 데이터 취합, 상품 분석 및 설계를 위한 외부 빅데이터 구입 및 활용 등이었다.
부서를 신설한 이후 빅데이터센터의 역할은 데이터를 활용한 수익모델 발굴로 확장됐다. 빅데이터 컨설팅이나 외부 기관에 판매하는 등의 활용 방안도 논의 중이다. 현재 빅데이터센터에선 신한은행이 제휴한 핀테크 업체들과 공공데이터를 활용해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신한은행 빅데이터센터 관계자는 "멘토링 프로그램인 신한퓨처스랩에 속한 핀테크 제휴업체와 수익모델을 만들고 있다"며 "하반기 안에 개발 중인 사업을 출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은 지주차원에서 빅데이터 관련 조직을 확대할 계획이다. 계열사 중에선 지난 2013년말 신한카드에 빅데이터센터를 가장 먼저 만들었다. 고객 소비행태 등 상대적으로 방대한 정보 수집이 가능한 계열사이기 때문이다. 이밖에 신한지주는 카드, 은행뿐 아니라 증권, 보험 등 향후 계열사별로 수집할 수 있는 정보가 다르고, 이를 통합한 관리 및 활용 방안을 모색할 빅데이터 관련 콘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계열사 인력을 통합한 매트릭스 조직 신설을 고려 중이다.
업계에선 금융사들이 빅데이터 담당 부서를 만들더라도 당장 구체적인 활용 방향을 내놓기엔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나온다. 규제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신용정보법, 정보통신망법 등의 개정의 논의되고 있지만 적용까지 시일이 얼마나 걸릴지 알 수 없어서다.
개인신용정보를 재가공해 만든 비식별정보를 금융사가 빅데이터로 활용하는 것이 맞는지에 대한 찬반 여론도 분분하다. 지난 19대 국회에선 비식별정보 활용을 위한 관련 법안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자동 폐기된 바 있다.
이 때문에 신한금융에 금융권의 시선이 쏠린다. 신한금융이 이를 수익모델로 만들어낼 수 있다면 다른 금융권도 이 전략을 따라갈 가능성이 크다.
KB금융의 경우 지난해 말 지주사 안에 데이터분석부를 만들었다. 국민은행엔 고객관계관리(CRM) 정보 등을 관리하는 인력을 한데 모아 고객가치 분석부를 만들었다. 아직까지 직접적으로 빅데이터와 관련한 업무를 추진하는 것은 없지만 오는 7월 논의될 신용정보법 개정에 대비해 데이터와 관련한 부서를 먼저 정비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실질적으로 일부 상품분석이나 고객관리 이외에 금융사가 빅데이터를 활용한 사례도 거의 없다"며 "은행이나 금융사들도 여러가지 가능성을 스터디하는 차원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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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6년 06월 05일 09: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