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첨단소재 등 계열사 지원 기대
"3분기 흑자전환 여부 신용등급에 영향 미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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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투자증권이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며 본격적인 경영정상화 작업에 돌입했다.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영업적자가 예상되자 회사 측이 처음으로 자구책을 내놓은 것이다. 주주배정증자 방식이 유력한 가운데 계열사의 지원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10일 금융투자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은 이번 2분기에도 적자를 시현할 전망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지난해와 1분기에 이어 2분기도 ELS 여파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해부터 주가연계증권(ELS) 운용손실로 천억원대 영업손실 기록했다. 지난해 말 기준 영업손실은 166억원, 지난 1분기 영업손실은 912억원이다. 이번 유상증자 규모를 2000억원으로 확정한 것도 그동안 ELS로 발생한 손실을 충당하기 위함이라는 분석이 따른다.
영업손실의 고리를 끊어내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한 상황이다. 지난 2월 7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 당시 신용평가사는 한화투자증권의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수익성이 떨어졌다는 이유에서다. 올해 악화된 실적이 반영될경우 신용등급 하락과 직결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화투자증권은 자구안으로 유상증자를 선택했다. 푸르덴셜증권 인수를 위한 일부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2010년 1100억원규모 유상증자를 진행한 이후 6년만이다. 한화투자증권의 주주총회는 다음 달 20일로 예정돼있다. 일반적인 유상증자의 경우 이사회의 결의로 실시할 수 있지만, 액면가 미만 유상증자는 주주총회를 거쳐야 한다.
액면가 이하로 떨어진 주가를 고려하면 이번 유상증자는 주주배정방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10일 기준 한화투자증권의 주가는 2970원으로 액면가 5000원의 절반 수준이다. 증권사 담당 연구원은 “액면가 이하의 유상증자라 일반 주주의 참여를 유도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예상한 금액을 채우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2014년 유진투자증권 역시 액면가 이하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신주발행가격은 1800원이었다. 유진투자증권은 700억원 규모 주주배정방식 유상증자에서 93.43%의 구주주 청약률을 기록했다. 당시 유상증자에는 최대주주인 유진기업이 200억원을 지원했다.
한화투자증권 역시 계열사의 지원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화투자증권의 최대주주는 한화첨단소재와 한화호텔앤드리조트,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등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한화 계열사는 재무상황이 좋아 지원 여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예상 목표치인 2000억원은 어려움없이 조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유상증자의 납입일은 오는 9월로 예상된다. 앞으로의 관심사는 유상증자가 끝난 이후 한화투자증권이 실적 개선에 성공할 수 있을지 여부다. 이혁준 NICE신용평가사 연구원은 “유상증자 이후 흑자전환을 할 수 있을지 여부가 신용등급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면서 “한화투자증권의 향후 수익성을 집중 모니터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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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6년 06월 12일 09: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