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지배력 커져
삼성重·SDS도 개편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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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5대 취약업종에 대한 구조조정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정부는 구조조정 1순위로 조선·해운을 선택했고, 하반기엔 철강·석유화학 산업 구조조정에 대한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움직임과 별개로 스스로 사업 구조 개편에 나선 그룹들도 있다. 비주력사업은 정리를 하고, 사업 중심 축을 이동시키기도 한다. 또 업황 변동성에 대비하기 위해 캐시카우 확보에 매진하기도 한다. 경기 부진 장기화에 대비하고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한 재계의 '상시 구조조정'이 자리를 잡고 있다.
삼성그룹은 이건희 회장의 건강이 급격히 악화된 이후 활발하게 사업구조 개편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이뤄진 사업개편은 주로 경영 효율화와 이재용 부회장의 지배력 강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는 평가다. 향후 이어질 사업개편도 이러한 틀에서 이뤄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삼성그룹은 지난 2014년말 한화그룹과 '빅딜(Big deal)'을 통해 그간 비주력이었던 화학·방산 사업을 정리했다. 자산효율화를 통해 전자·IT 등 핵심 역량을 강화하고, 신규 사업 투자재원을 확보하겠다는 게 매각 목적이다. 당시 빅딜로 삼성그룹에 유입된 현금 규모는 1조8541억원에 이른다.
지난해에는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이 이뤄졌다. 연 매출액을 단순 합산할 경우 33조원에 이르는 거대 회사로 거듭난 셈이다. 당시 삼성그룹은 합병 목적에 대해 "제일모직이 보유한 다양한 사업영역·운영 노하우와 삼성물산이 보유한 건설부문의 차별화된 경쟁력·해외 인프라를 결합함으로써 외형성장과 신규 유망사업 발굴을 통해 초일류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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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율화·대형화' 등의 과정을 통해 이재용 부회장의 그룹 지배력도 강화됐다.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으로 이 부회장은 통합 삼성물산의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를 통해 '이 부회장→통합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기타 계열사'로 이어지는 수직적 지배구조가 완성됐다.
한화그룹과의 '빅딜'을 통해서도 이 부회장 체제가 강화됐다는 평가다. 삼성가(家) 3세 삼남매 중 이부진 사장이 유일하게 화학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화학 계열사를 중심으로 한 분할 승계 시나리오가 거론되기도 했지만 빅딜 이후 이러한 가능성은 사라졌다.
현재 진행 중이거나 향후 이뤄질 사업개편도 '경영 효율화' 혹은 '오너 지배력 강화'라는 큰 틀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시장·업계 관계자들의 관측이다.
한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비주력 사업을 과감히 정리해온 그간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행보로 미뤄볼 때 삼성중공업은 사업정리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삼성중공업은 오너일가의 지분도 없고 지배구조상 중요도도 떨어진다"고 밝혔다.
최근 불거진 삼성SDS의 물류사업 분할 문제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SDS는 이재용 부회장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이기 때문에 향후 삼성물산·삼성전자의 기업가치 강화 혹은 지배력 강화에 활용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밝혔다.
삼성그룹의 미래 먹거리 사업인 전장 사업분야에서도 추후 개편이 일어날 가능성이 점쳐진다. 현재 삼성전자·삼성전기·삼성SDI 등 회사가 각각 전장부품을 생산하고 있다. 업계·시장 관계자들은 "전장사업에 대한 컨트롤타워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그룹의 자동차관련 사업은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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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6년 06월 12일 09: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