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자동차 소재 사업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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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5대 취약업종에 대한 구조조정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정부는 구조조정 1순위로 조선·해운을 선택했고, 하반기엔 철강·석유화학 산업 구조조정에 대한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움직임과 별개로 스스로 사업 구조 개편에 나선 그룹들도 있다. 비주력사업은 정리를 하고, 사업 중심 축을 이동시키기도 한다. 또 업황 변동성에 대비하기 위해 캐시카우 확보에 매진하기도 한다. 경기 부진 장기화에 대비하고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한 재계의 '상시 구조조정'이 자리를 잡고 있다.
한화그룹의 사업재편 키워드가 ‘확장’에서 ‘안정’으로 바뀌고 있다. 지난해 삼성그룹과의 2조원 규모 빅딜을 마무리한 후 현금창출 능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방향으로 사업을 재편하고 있다.
외형을 확장한 화학 사업이 실적 호조를 보이며 과거보다 현금흐름도 일정 수준 개선됐다. 인수·합병(M&A)을 통한 사업재편에 자신감도 붙었다. 시장에선 한화그룹이 방위산업 등 안정적인 사업비중을 높여 업황에 따른 실적 변동성이 큰 기존 사업의 위험을 줄여나가는 전략을 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삼성으로부터 인수한 한화토탈·한화종합화학의 실적 개선 효과를 보고 있다. 인수 이후 올해 1분기까지 두 회사에서만 약 1조2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그동안 대규모 투자가 집행됐던 태양광 사업도 이익 회수 국면에 돌입하며 추가 지출 부담이 줄었다.
어깨가 가벼워진 한화그룹은 올해도 M&A 시장에 발을 들였다. 한화테크윈은 약 7000억원을 들여 두산DST를 인수해 방산 영역을 확대했다. 최근엔 한화첨단소재가 미국의 자동차 소재기업인 컨티넨털스트럭처럴플라스틱스(CSP) 인수에 뛰어들었다. 두 사업 모두 경기변동에 영향이 적고 안정적인 이익을 창출하는 사업으로 평가받는다.
‘안정적 수익창출원’ 확보가 한화그룹 사업재편의 키워드가 됐다는 분석이다. 화학과 건설 등 주요 비금융사업이 업황에 따라 큰 실적 변동을 보이는 점은 한화그룹의 오랜 고민이었다. 한화그룹은 삼성그룹과의 빅딜 이전인 2014년까지 비금융부문 매출의 60%를 차지하는 건설과 화학의 동반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한화건설은 자금난을 극복하기 위해 최근 전환상환우선주(RCPS), 교환사채(EB) 발행 등 다양한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그룹의 주력 사업 중 안정적 성격이 강한 방산 부문이 사업 재편의 핵심으로 부상하는 이유다. 지난해 말 실적이 개선된 한화종합화학은 한화테크윈이 보유한 한화종합화학 지분을 매입함으로써 방산부문 확장을 우회적으로 지원했다. 한화그룹은 올해 방산 부문 매출이 약 4조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25년까지 방산 매출을 11조원까지 끌어올려 글로벌 10위권 방산 업체로 진입한다는 목표를 밝히기도 했다.
한화그룹 입장에선 선택권이 넓어졌다. 대우조선해양의 방산부문이 매물로 나오면 한화그룹이 인수에 나설 가능성이 열려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인수 후보로도 계속 거론되고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올해까지 화학 호황이 이어지면서 현금 흐름이 나쁘지 않다는 그룹 내 판단이 있을 것”이라며 “가격이 다소 비싸더라도 업황 변동의 위험을 분산할 수 있는 사업이라면 인수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M&A에 따른 재무적 부담 증가는 과제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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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6년 06월 12일 09: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