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원 이상 5곳 참여…이랜드 브랜드 가치 인정"
거래 끝날때까진 확신 못해…'이랜드 심정 이해하나 성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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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 브랜드 매각에 1조 이상 인수가를 5곳 이상 제안한 것도 업계에서 드문 일", " "참여한 기업들이 브랜드 인수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어 성공적인 딜이 진행될 것" (이랜드그룹 티니위니 매각 보도자료 中)
이랜드그룹이 티니위니 중국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 결과에 한 껏 고무된 모습이다. 아직 예비입찰 단계임에도 이랜드는 7일 '이랜드, 中 티니위니 매각가 1조 훌쩍 넘길 듯'이란 언론 자료를 내고 인수후보들이 제시한 가격에 상당한 만족감을 나타냈다.
더 나아가 이랜드는 '재무구조 개선 작업 큰 진전'이란 부제를 붙여 "대규모 자본확충과 조 단위 자금 유입을 통해 연말까지 완료 예정이었던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몇 개월 앞당겨 조기에 끝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랜드에 대한 시각을 바꿔달라는 호소 아닌 호소와 함께, 중국 사업에 대한 가치가 이 정도라는 자부심도 담겼다.
이랜드는 "그 동안은 중국 사업부의 가치평가가 어려웠으나 티니위니 단일 브랜드 매각으로 유입되는 금액이 1조를 훨씬 넘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제는 전체 기업가치에 대한 구체적인 평가가 이루어 졌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1조원을 기대했던 킴스클럽 매각이 기대에 크게 못 미쳤고, 이랜드 중국 사업에 대한 시장의 의심이 쌓이는 상황에서 티니위니 매각 결과가 이랜드의 가슴을 뛰게 했을 법하다.
그러나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티니위니 매각은 이제 구속력이 없는 예비입찰을 받았을 뿐이다. 7월 초에 있을 본입찰에 5곳의 본입찰적격후보(Short List)들이 예비입찰 단계에서 제시한 가격 보다 높게, 혹은 비슷하게 제시할 지 여부는 그 때 뚜껑을 열어봐야한다.
여러 M&A사례를 보면 예비입찰의 가격은 의미 없는 경우가 많았다. 사실 예비입찰 단계에선 인수후보들이 가질 수 있는 정보는 그동안의 경영 실적이나 자체적으로 수집한 정보 등에 의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또 예비입찰 전, 이미 언론보도를 통해 이랜드가 티니위니 매각가로 1조원 이상을 원하고 있다는 점을 인수후보들도 접했을 것이다. 상식적이라면 실사 기회를 갖기 위해 인수가로 1조원 이상을 제시했어야 했다. 또한 티니위니 인수후보는 다름아닌 중국에서 이랜드그룹과 경쟁하고 있는 산동루이, 썬마패션 등이다. 인수 의향이 있다고하나 경쟁 업체의 현황을 보기 위한 차원일 수도 배제하기 어렵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이랜드는 자산 매각 계획을 발표할 때, 사업이나 기업을 인수할 때 시장이 예상했던 것보다 과장되거나 한발 앞선 의미를 부여해왔다"며 "이 부분들 때문에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면서 시장 신뢰를 더 잃은 면도 있다"고 말했다.
이랜드는 한 발 더 나아가 "티니위니 매각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 목표치를 많은 부분을 달성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임에 따라 다른 옵션(킴스클럽 매각, 이랜드 중국 Pre-IPO, 이랜드리테일 IPO 등)에 대해서는 좀 더 주도권을 가지고 협상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끝맺었다.
이랜드의 자신감을 환영하지만 '만약 티니위니 매각이 기대했던 수준 이하로 진행될 경우, 이랜드는 이 뒷수습을 어떻게 하려고 하는 것일까' 우려도 든다.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이랜드의 자신감이 독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미국 메이저리그의 유명한 야구선수 요기베라가 뉴욕메츠 감독시절 남긴 "끝날 때까지 끝난게 아니다(It ain't over till over)"는 말이 맴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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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6년 06월 07일 17:44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