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 지분 인수시 총 9000억 자금 필요
1분기말 보유 현금 17조6000억…현금 유동성 충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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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이하 현대차)의 회사채 만기를 앞두고 채권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GE캐피탈이 보유한 현대캐피탈 지분 인수가 현실화할 경우 현대차는 최소 9000억원대의 단기적 자금소요가 발생한다. 시장에서는 현금유동성이 풍부한 현대차의 차환발행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현대차는 오는 10월 3000억원 규모의 공모 회사채 만기를 맞게 된다. 2011년 해당 채권을 발행할 당시 현대차의 신용등급은 'AA+'였다. 2013년 이후 현대차의 신용등급은 AAA로 상향 조정됐다. 현대차는 국내 제조사 중 유일하게 최고 신용등급(AAA)을 보유한 업체다. 현대차가 차환발행에 나선다면 최고 등급을 받은 이후 첫 발행이다. 현대차는 "회사채 발행과 관련해서 확정된 사안은 없다"는 입장이다.
채권발행 시장에서도 초우량채 발행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한 채권자본시장(DCM) 담당자는 "전반적으로 발행사(Issuer)들의 신용도가 떨어진 상황에서 'AAA'급 이슈어인 현대차가 발행에 나선다면 시장 반응은 좋을 것으로 본다"며 "발행성공은 물론, 흥행에도 문제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현대차는 현대캐피탈 지분을 추가로 인수할 가능성이 커졌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올해 초 이미 GE캐피탈의 자회사 'IGE USA 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현대캐피탈 지분 23.3%를 약 7000억원 규모에 인수한 바 있다. IGE USA 인베스트먼트는 잔여 현대캐피탈 지분 20.0%에 대해서도 풋옵션을 보유하고 있다. 연초 거래 금액을 대입할 경우 약 6000억원대의 지분 인수 자금이 필요할 것이란 분석이다.
현대차는 "잔여지분 20.0%의 제3자 매각이 성사되지 않을 경우, 거래상대방은 풋옵션 행사가 가능하고 해당 잔여지분에 대해 (현대차의) 추가 출자가 있을 수 있다"고 공시한 바 있다.
현대차의 현대캐피탈 지분 추가 인수가 현실화할 경우 회사채 상환과 함께 최소 9000억원 규모의 단기 자금소요가 발생하게 된다. 현대차는 현대캐피탈 지분 인수 가능성에 대해서도 "아직 확정된 바 없다"며 "해당 내용은 공시로 밝힐 사안"이라고 밝혔다.
현대차가 실제로 회사채 발행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는 게 시장의 대체적인 반응이다. 현대차가 보유한 현금성자산이 17조6488억원(올해 1분기 자동차부문)에 이르는 등 현금유동성이 풍부하다. 연간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8조원을 넘는 등 현금창출능력도 우수하다는 평가다.
한 증권사 DCM 담당 임원은 "현대차는 자체 보유 현금이 많기 때문에 3000억원대 차환을 위해 회사채 발행에 나설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며 "만약 차환발행에 나선다면 지금 시기부터 준비 작업이 시작돼야 하는데, 아직까지 시장에서 현대차가 이를 준비하고 있다거나 검토 중이라는 얘기는 들은 바 없다"고 밝혔다.
6000억원대로 거론되는 현대캐피탈 지분 인수 자금 역시 현대차에 재무적으로 부담스러운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다.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잔여지분 인수는 계약 상 현대차가 부담해야만 하는 부분이고, 사업적으로도 현대캐피탈은 현대차와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거래 자체를 부정적으로 평가하긴 어렵다"며 "해당 자금을 자체 현금으로 소화하더라도 'AAA'급 신인도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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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6년 06월 16일 10:18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