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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라일(Carlyle)이 투자한 의류제조업체 약진통상과 그 인수목적회사(SPC)를 합병할 예정이다.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지배구조를 단순화 하고 SPC의 차입 인수금융에 대한 이자부담을 덜기 위한 차원이다.
1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칼라일은 SPC인 약진홀딩스와 약진통상의 합병을 검토 중이다. 약진홀딩스는 칼라일 그로쓰펀드(Carlyle Asia Growth Capital Partners)와 조용로 약진통상 대표가 각각 70%, 30% 지분을 나눠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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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합병 이후 칼라일 펀드와 조 대표는 SPC가 아닌 약진통상 주식을 직접 보유하게 된다. 이는 지배구조 투명성 측면에서 거래소의 상장 심사나 투자자 모집에 긍정적인 요인이다.
SPC의 이자 부담도 줄어든다. 지난 2013년 칼라일은 2048억원의 인수 자금 중 950억원을 금융권에서 빌렸다. 이자비용과 분할상환 자금은 약진통상에서 받은 배당금으로 충당했다. 약진홀딩스의 인수금융에는 약 5%의 대출 금리가 적용됐다. 1%대 초저금리의 시장상황을 감안하면 높은 수준이다.
약진통상이 차주로 바뀌면 비교적 낮은 금리의 은행 대출이나 회사채 발행 등으로 대출금을 상환할 수 있다. 매년 200억~300억원가량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을 기록하고 있고 순차입금도 없어 차입 및 담보 여력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다른 관계자는 "기존 인수금융에 분할상환 조건이 있어 남아있는 대출금이 많지 않을 것"이라면서 "기존 차입금 상환 및 합병 절차를 감안하면 6월 말까지 관련 작업을 완료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합병작업과 인수금융 차환이 일단락 되면 약진통상 IPO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IB업계에서는 칼라일이 상장 과정에서 구주매출로 일부 지분을 현금화한 뒤 조용로 대표 등 기존 대주주에 나머지 지분을 넘기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조용로 대표 등이 지분 30%를 갖게 되니 경영권을 유지하면서 추가 지분을 사들이게 될 것"이라며 "칼라일로서는 기존 경영진에 지분을 팔거나 장내에서 팔아도 되니 회수 옵션이 늘어난 것"이라고 했다.
당초 칼라일은 경영권 매각으로 투자회수를 끝내려 했다. JP모건을 매각 자문사로 선임했지만 마땅한 후보를 찾지 못한 채 중단됐다. 신세계인터내셔널과 태광실업 등이 인수 의지를 피력했지만 칼라일의 눈높이를 맞추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칼라일은 약 3000억원~4000억원의 가격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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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6년 06월 14일 16:52 게재]
입력 2016.06.22 07:00|수정 2016.06.22 07:00
제3자 매각 무산 후 상장 채비…인수금융은 전액 상환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