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NE은 온실 속 화초'…성장성에 의문 제기하는 해외 투자자
입력 2016.06.28 07:00|수정 2016.06.30 14:23
    유저로부터 수익내는 비즈니스모델은 강점
    페이스북·위챗 등 글로벌社 경쟁서 살아남을지 의문
    모회사 '네이버' 매력도 낮다는 분석도 나와
    • 대규모 해외 기업공개(IPO)에 나선 라인(LINE)에 대해 해외 미디어 및 투자자들이 '온실 속 화초'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경쟁사와 달리 수익 모델을 보유하고 있는 점은 강점이지만, 주요 시장이 포화된 상태에서 성장성이 미지수라는 것이다. 로드쇼에서 제시하는 글로벌 확장 전략에 따라 라인 IPO의 승패여부가 달릴 것으로 보인다.

      해외 미디어 및 투자자들은 라인의 수익 모델을 강점으로 꼽는다. 실사용자(유저)로부터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점이 다른 경쟁사 앱과 차별화되는 지점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라인의 매출 40%는 게임에서 발생한다. 라인와 연동되는 게임은 스마트폰 게임 부문 상위 10위안에 포함된다.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캔디크러쉬와 클래시오브클랜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 라인 매출의 25%는 캐릭터 스티커 사업에서 발생한다는 점도 특이점으로 꼽힌다. 라인은 가수 테일러스위프트, 디즈니, 헬로키티 등 인기 캐릭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캐릭터 사업은 라인의 창의성과 적응력을 잘 드러낸다는 평가를 받는다. 라인의 대표 캐릭터인 토끼와 곰인형 스티커는 일본 현지 시장을 강타해 애니매이션으로 제작되기도 했다. 라인이 새로 진출을 시도하는 무슬림 국가에서는 라마단 금식 문화를 표현하는 스티커 서비스를 제공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졸업생 커뮤니티 서비스를 제공해 국민 메시지앱으로 등극했다. 이 같은 서비스로 라인은 일본, 대만, 인도네시아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아시아 3국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정작 라인의 수익은 일본 내수를 기반으로 한다는 점은 약점으로 지적된다. 라인의 해외 사용자는 전체의 75%가량을 차지하지만, 정작 수익의 70%는 일본에서 발생하고 있다.

      문제는 일본 시장이 포화 상태에 도달했다는 점이다. 스티커나 게임에 돈을 지불한 800만명의 이용자 수는 그 이상 늘지 않고 있다. 한 해외 언론은 "라인 고객 20명 중 한 명만 유료서비스 이용하고 있다"면서 "지불가능한 고객군을 두텁게 유지할 수 있는지 여부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라인 특유의 '캐릭터' 기반 사업이 해외에서 성공할 지 여부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반응이 나온다. 캐릭터사업은 일본 현지의 특수성이 반영돼 성공한 사업일 뿐, 해외에선 큰 수익을 내지 못한다는 것이다. 한 해외 투자자는 "게임과 스티커 사업은 변덕스러운 사업"이라며 "투자자들은 라인이 새로운 플랫폼에서 지불능력이 있는 사용자(paying customer)를 유치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길 바랄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다른 걸림돌은 글로벌 경쟁사다. 이데자와 다케시 라인 CEO는 장기적으로 미국 진출을 구상 중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미국은 페이스북과 와츠앱이라는 거대 기업이 버티고 서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시장이다.

      이들 경쟁사는 수년전부터 글로벌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전세계 시장을 공략하고 있어 라인의 신규시장 진출에 장애물이 될 수 있다. 페이스북의 아시아 시장 진출이 라인 기업가치에 작용했다는 분석도 있다. 라인은 지난 2014년 상장을 계획했지만 일정을 미뤘다. 당시 라인의 시가총액은 1조엔(약 11조원)으로 평가됐다. 2년만에 상장을 결정했지만 예상 시가총액은 40% 가까이 줄었다.

    • 중국 시장은 더이상 라인이 접근할 수 없는 시장이 돼 라인이 새롭게 확장할 수 있는 국가는 한정적이다. 텐센트의 위챗은 중국 내수를 꽉 잡고 있다. 월간 사용자가 7억명에 육박해 2억명인 라인보다 기반이 튼튼하다는 평가다.

      네이버라는 대형사의 자회사라는 점이 매력도를 떨어트린다는 분석도 나온다. 투자자의 이목을 끄는 특별한 이력이 없다는 것이다.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우버나 드롭박스처럼 벤처캐피탈의 투자를 받아 성공한 사례라면 투자자의 이목을 끌 수 있다. 그러나 라인은 한국의 대형 인터넷 기업인 네이버 밑에서 자라난 '온실 속의 화초'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다. 블룸버그는 라인을 '수천개의 메시지앱 중 하나'로 표현하기도 했다.

      신흥국 시장의 장악 여부가 향후 라인의 성장성을 좌우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인터넷과 스마트폰 신규 사용자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시장에서 메시지앱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해외 투자자들이 라인의 로드쇼에서 가장 궁금해할 점은 글로벌 사업 확장 계획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해외의 우려와 달리 국내 애널리스트는 라인의 상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대부분의 국내 애널리스트는 라인의 기업가치가 저평가됐다고 분석하며 네이버의 매수 리포트를 발표하고 있다. 월간 사용자 수(MAU)대비 매출액과 시가총액이 저평가 됐다는 것이다. 한 애널리스트는 "라인의 상장 가치는 성장잠재력을 담고 있지 않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