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발행 ELS 중 77% 유로스톡스50 기초자산
증권사 관계자 "브렉시트 여파 장기화되지 않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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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영국의 유로존 탈퇴)의 여파로 유로스톡스50(EURO STOXX 50)지수가 하락하면서 조기상환에 실패한 주가연계파생증권(ELS)이 속출하고 있다. ELS의 대부분이 유로스톡스50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설정하고 있어 증권사 실적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달 1일부터 현재까지 발행된 ELS는 약 280건이다. 이중 유로스톡스50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는 발행량의 77%를 차지했다. 유로스톡스50지수는 지난 5월 24일 3010포인트로 마감했다. 한 달 뒤인 지난 24일 브렉시트가 확정되면서 지수는 2776포인트까지 떨어졌다. 다수의 ELS가 1차 조기 상환 조건으로 설정한 95%(약 2860포인트)보다 하락해 조기상환하지 못한 ELS가 발생한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브렉시트의 영향으로 이번주부터 조기상환에 실패한 ELS가 본격적으로 나오고 있어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국내 증권사가 발행한 ELS가 유로스톡스50지수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 우려할 사항으로 꼽히고 있다. 올해 1월부터 발행된 ELS 상품 80%는 유로스톡스50을 활용하고 있다. 특히 H지수 사태 이후 안정적인 상품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유로스톡스50를 기초자산으로 활용한 ELS 발행 규모는 더욱 늘어났다. 올해 1분기 유로스탁스50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는 5조5592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34.1% 증가했다.
유로스톡스50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설정한 상품 중 지난해 H지수에 발이 묶여 조기상환하지 못한 상품은 원금손실 위험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4월 유로스탁스50지수는 3816포인트까지 올랐다. 향후 지수가 60% 낮아져 2290포인트 이하로 진입할 경우 낙인(Knock-in) 조건에 해당돼 원금 손실이 발생한다.
브렉시트 여파가 장기화될 경우 증권사의 수익 구조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조기상환된 자금이 신규 ELS로 재유입해 발생하는 수수료도 감소하는 데다 자체헤지 규모도 축소돼 운용 수익이 줄어들 수 있어서다.
실제로 지난해 3분기 발생한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 급락 사태는 올해 1분기까지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2분기 23조원 수준이었던 ELS발행규모는 3분기 17조원, 4분기 12조원까지 낮아졌다. 올해 1분기는 10조원을 기록했다.
금융당국도 유로스톡스50지수가 악화될 수 있다는 점을 주시하고 있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 회장은 지난 27일 브렉시트사태에 대해 "유로스톡스50지수가 반등하지 않고 'L자 형태'를 유지할 경우를 우려하고 있다"고 밝히며 증권사의 자체헤지에 충분한 대비를 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주요 증권사 ELS 관련 부서는 아직 특별한 대응을 하고 있지 않다. 브렉시트 사태는 국지적인 이슈라는 판단에서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브렉시트 사태가 장기화될 것으로 보고 있지 않다"면서 "유로스톡스50지수를 기반으로 한 ELS 상품을 이번주에도 출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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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6년 06월 29일 13:42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