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살된 코넥스시장..."자금조달 효과 한정적"
입력 2016.07.07 07:00|수정 2016.07.07 07:00
    "사모형태 유상증자 발행이 대부분"
    "M&A 중개망 등 벤처기업 위한 서비스 제공해야"
    • 코넥스 시장이 올해 7월1일로 설립된 지 3돌을 맞이했다. 시장 규모는 꾸준히 성장했지만 자금조달 효과는 크지 않다는 평가를 받는다.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은 기업 정보공개가 필요한 코넥스시장 상장 대신 엔젤투자나 크라우드펀딩 방식을 선택하고 있다.

      벤처기업과 중소기업의 직접금융(주식발행)을 지원하기 위해 2013년 7월 1일 등장한 코넥스는 올해로 개설 3년차를 맞이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코넥스의 신규상장사 수와 거래규모는 꾸준히 증가해왔다. 도입 당시 21개사에 불과했던 상장사는 현재 123개까지 늘었다. 시가총액도 5000억원에서 4조8000억원 수준까지 증가했다.

      코넥스 시장에서 성장한 기업들이 코스닥시장으로 이전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코넥스에 상장했던 기업 중 14곳은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에 성공했다. 거래소 상장유치부서 관계자 "벤처기업과 면담 시 코스닥으로 가는 디딤돌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려고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넥스 시장은 외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과 벤처기업들은 상장을 주저하고 있다. 기업의 상장을 통해 조달할 수 있는 자금이 제한적이라는 이유에서다. 자본시장연구원은 지난달 <코넥스시장 개설 3년의 성과>라는 제하의 리포트에서 "코넥스 시장이 공모시장임에도 사모형태의 유상증자 방식으로 대부분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코넥스 상장사 중 일부 대장주만 자금조달을 진행하고 있어 자금조달 실적이 편중돼 있다"고 설명했다.

      사모 방식으로 자금조달이 용이해졌다는 점도 코넥스 시장을 기피하는 이유로 꼽힌다. 적은 자본으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으로 구조가 변화하고 있어 벤처기업들이 굳이 코넥스 시장을 선택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벤처기업의 한 관계자는 "엔젤투자나 크라우드 펀딩 방식으로 사업 자금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어 정보공개가 필요한 코넥스 시장에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고 언급했다.

      거래소가 그동안 지원했던 규제 완화는 이제 한계점에 다다랐다는 지적도 있다. 거래소는 코넥스 상장 기준을 대폭 완화했고, 상장사들의 공시 부담을 덜어주겠다며 지정자문인제도를 도입했다. 초기기업들의 상장 유지 비용을 최소화하겠다는 것이다.

      투자자 요건도 낮춰 진입장벽을 계속 낮추고 있다. 거래소는 코넥스 투자 요건을 기존 3억원에서 1억원으로 하향했다. 또 연간 3000만원 이내의 소액투자 전용계좌를 도입해 개인투자자의 참여가 활성화되길 기대하고 있다.

      그럼에도 코넥스 시장의 매력은 떨어진다는 평가다. 개인투자자가 늘어날 경우 투자자 보호를 위해 기업에 이전보다 구체적인 정보 공개를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공시에 부담을 느낀 초기기업들은 코넥스 상장을 더 기피할 수 밖에 없다.

      이효섭 연구위원은 "코넥스가 기업들에게 제도를 완화할 수 있는 부분은 이미 충분하다"고 평가하며 "중소·벤처기업을 위한 M&A 중개망 등 부가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방법이 코넥스의 매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