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자본확충펀드 지원도 안 돼…코코본드 발행마저 안되면 '빅배스' 차질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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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금융지주가 조건부자본증권(코코본드) 발행 관련한 법 개정을 금융당국에 요구하고 있다. 농협은행이 조선업 구조조정 등 취약업종 여신으로 인해 적자가 날 것으로 예상되다보니 지주 차원에서도 자본확충 방법을 어떻게든 찾아야 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농협지주는 지난 4월부터 금융당국에 지주차원에서도 코코본드를 발행할 수 있도록 법률 검토를 요청했다. 은행의 경우, 상장 여부에 상관없이 코코본드를 발행할 자격이 된다. 반면 금융지주회사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 따라 유가증권에 상장된 금융지주사만 사채를 발행할 수 있다. 이와 관련 금융위원회는 제도의 미비로 보고 있다며 보완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농협지주의 BIS자본비율은 지난 3월기준 13.4%. 시중은행 계열 금융지주(KB 15.3%, 하나 13.4%, 신한 13.7%)과 큰 격차는 없다. 하지만 농협은행의 경우, 조선업 등 관련 여신 충당금을 이번 2분기에 대대적으로 쌓고, 손실을 인식해야 한다. 이는 지주회사인 농협금융 실적에도 그대로 반영된다. 농협금융은 올해에만 1조7000억원의 '빅배스'를 계획하고 있기 때문에 적자 시현에 대비해 지주와 계열사 차원에서의 자본확충과 비용절감이 최우선 과제가 됐다.
이 상황에서서 농협금융이 자본확충을 하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 정도로 좁혀진다. 유상증자, 수익 극대화를 통한 자본 유보, 혹은 자본으로 인정받는 채권 발행 등이다.
시장에선 농협지주의 출자자인 농협중앙회의 유상증자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 농협중앙회는 단위 농협조합으로 구성된 복잡합 출자 구조상 유상증자의 목적과 이유를 설득해 승인 받기가 쉽지 않다. 여기에 그간 농협중앙회가 지주 실적 악화에도 명칭 사용료 목적으로 꾸준히 3000억원을 빼간 전력이 있는 만큼 농협금융에선 중앙회가 증자에 나설 가능성을 사실상 배제하고 있다.
농협금융의 실적 개선도 불확실하다. 연말까진 수익 극대화를 통해 흑자전환을 기대한다고 하지만, 은행의 영업환경이 좋지 않은 상황이라 이를 장담하기도 힘들다. 그러니 남은 카드가 농협지주와 지주 아래 자회사들의 자체적인 코코본드 증액 발행뿐이다. 농협지주가 나서서 당국에 금융지주 관련 법률 개정을 위해 공을 들일 수 밖에 없는 이유다.
한 은행업계 관계자는 "연초에 정부에서 농협금융에 직접 출자하는 방안도 거론됐지만 무산됐다"며 "농협은 특수은행으로 분류는 되지만 국가 지원을 받을 방법이 사실상 없는 상황이라 올해 얼마나 적자폭이 얼마나 클지, 코코본드라도 발행되지 않으면 자기자본비율이 얼마나 떨어질지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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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6년 07월 10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