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사 유료방송 성장전략에 ‘직격탄’
성장 기대감 이끌어낼 대안 잘 안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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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M&A)이 공정거래위원회의 허가를 얻지 못했다. 이동통신사의 대형 케이블TV 업체 인수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당사자인 SK텔레콤을 비롯한 이통 3사의 고민이 더 커졌다. 성장둔화가 이어진 와중에 그나마 시장의 기대감을 끌어올릴만한 사업이 유료방송이었다. 이 카드가 사라졌다. 당장 꺼낼만한 대안을 찾는 건 쉽지 않아 보인다.
이통 3사의 매출성장이 제자리에 머무른 지 어느덧 4년이 넘어간다. “LTE 다음의 성장동력은 무엇이냐”는 이야기는 반복적으로 나왔고 여전히 과제로 남아있다. 투자자들의 기대도 떨어진 지 오래다. 이통사를 일정한 수익을 내는 ‘유틸리티 기업’으로 보는 시각이 커졌다. 그만큼 “배당을 늘리라”는 요구도 늘었다.
가시적인 성과가 훨씬 중요해진 시기다. 하지만 별다른 것을 보여주지 못한 채 한 해의 절반이 흘렀다. 각사가 연초 밝혔던 각오와 달리 최대과제는 ‘CJ헬로비전 M&A’가 돼버렸다. 한쪽에선 거래성사를, 다른 한쪽에서는 저지를 목표로 치열한 진흙탕 싸움을 벌였다. 그것도 상당한 장기전이었다. “사업경쟁력을 키우는데 더 신경 썼으면 좋겠다”는 지적이 따라붙은 지도 오래됐다.
7개월만에 KT와 LG유플러스는 원했던 결말을 얻었다. 다만 장기적으로 내다볼 때 이들이 웃을 수 있을지에 대해선 장담할 수 없다는 시각이 크다. 당장 SK텔레콤을 견제하는 데는 성공했다. 문제는 자신의 경쟁력을 키우는 길도 함께 없앴다는 데 있다.
시장에선 공정위의 이번 심사결과를 ‘이통사와 대형 케이블TV업체간 M&A를 금지한다’는 신호로 받아들인 상태다. 게다가 KT와 LG유플러스는 이번 거래를 결사반대했다. 향후 비슷한 규모의 거래를 추진할만한 명분조차 잃었다는 평가다. 이제 이들이 유료방송사업을 키우는 길은 스스로 IPTV 가입자를 늘리거나 소규모 M&A를 하는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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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료방송은 이통 3사의 사업 중 성장세가 뚜렷한 거의 유일한 영역이다. 내수산업이기에 장기적 관점에선 성장 한계선이 존재하나, 향후 몇 년은 성장동력의 주축이 될 것으로 평가받았다. 여기엔 몇몇 케이블TV 업체들이 잠재매물로 존재한다는 상황도 한 몫 했다.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끌어올리기에도 좋은 카드였다.
이제는 ‘당장 뭘 보여줄 것이냐’는 문제가 눈앞에 닥쳤다. 5G 시대가 열리기까진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신성장동력으로 삼은 빅데이터·커머스·헬스케어·보안 등도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주지 못한 상태다.
최근 사물인터넷(IoT) 카드를 일제히 꺼내들긴 했다. SK텔레콤은 IoT 전용망을 전국에 구축하고 저렴한 요금제도 출시했다. LG유플러스는 IoT 사업을 최고경영자(CEO) 직속부서로 옮겼다. 서비스 종류도 늘렸다. KT 또한 건설사와 MOU를 맺는 등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다.
시장에선 별다른 기대를 보이지 않는 분위기다. 인프라를 갖추고 서비스를 내놓고 가입자도 확보 중이나, 사업이 이익을 내는 단계는 아니다. 향후에도 IoT가 주수익원이 될 수 있을지 의문을 보이는 의견도 많다. 시장은 작은데 서비스 이용료도 저렴하다. 즉 박리다매가 가능해야 이익이 나는 구조다. 수요 증가와 시장 확대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문제는 이를 가능하게 할 콘텐츠의 부재다. 소비자들이 기꺼이 돈을 지불할만한 콘텐츠를 내놓는 것이 여전히 최대과제라고 평가받고 있다. 국내뿐만 아니라 구글, 컴캐스트 등 해외업체들도 아직 풀어내지 못한 난제다. 시장이 몇 십조원까지 커질 거라는 시장조사기관들의 전망을 피부로 느끼지 못하는 투자자들이 적지 않다.
시간은 시간대로, 기력은 기력대로 소진했다. 믿는 구석이었던 유료방송사업엔 그림자가 드리웠다. 성장전략을 구상하기는 더욱 어려워졌다. 하반기 이통 3사의 발걸음이 더욱 무거워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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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6년 07월 07일 09:16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