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發 거래 줄고 회수 부진 부각
조건 안 맞아 중단된 거래도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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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월 카카오가 로엔엔터테인먼트 인수를 발표했다. 새해 벽두부터 사모펀드(PEF)와 기업간의 대형 인수 거래가 등장하자 올해 M&A 거래 확대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 국내 대기업들도 해외 기업 인수를 위해 물밑 작업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 여러 곳에서 포착됐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본 올 상반기 M&A시장은 기대와 달리 역성장했다. 거래 규모나 건수가 줄었을 뿐만 아니라 산업 지형을 바꾸는 의미 있는 거래도 감소했다. 대기업들의 해외 기업 인수도 추진 단계에서 멈추기 일쑤였다.
M&A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어온 PEF들의 움직임도 보수적으로 바뀌었다. 롯데그룹 검찰 수사, 인수금융 채무불이행 현실화 등이 주된 이유였으나 몇몇 예정된 대형 M&A가 사라진 이후로 역동성이 부족한 국내 M&A 시장의 민낯이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2016년 상반기, 바이아웃·넌아비아웃 급감‐’역동성 저하’
인베스트조선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지난 1~6월 총 158건(경영권 이전 없는 주요 지분거래 포함, 합병 제외)의 거래가 일어났다. 4월까지 121건이 발생했고 5~6월은 불과 37건에 그쳤다. 즉 대부분 지난해부터 추진되다가 1분기에 마무리된 거래들이 많았다. 올해 신규로 발생한 거래는 적었다는 의미다.
상반기 거래 가운데 손에 꼽히는 기업인수는 카카오의 로엔엔터테인먼트, MBK파트너스의 두산인프라코어 공작기계사업부, 글랜우드PE와 베어링PEA의 한라시멘트 인수 등에 국한됐다. 거래 금액으로 보면 1조원 이상의 대형 거래는 예년 수준과 비슷했다. 2013년 이후 조단위 거래는 연평균 4건 정도 일어났고, 올 상반기 역시 4건 정도로 평균치를 보였다.
반면 5000억원 미만의 중소형급 거래가 줄면서 시장의 역동성이 감소했다. 올 상반기 발생된 거래는 144건으로 과거 3년 170~200건의 거래가 일어났음을 감안하면 감소세다. 민영화 관련 M&A, 구조조정 거래 등 지난 수년간 시장을 뜨겁게 했던 이슈들도 많이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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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에는 우리금융지주 민영화와 KEB하나은행(舊KEB외환은행), ING생명보험 매각 등이, 2014년에는 현대상선·한진해운·동부·동양 관련 구조조정 성격을 띤 매물이 줄을 이었다. 이어 삼성-한화그룹간 ‘빅딜’과 지난해 삼성-롯데 그룹간 빅딜이 시장을 달궜다. 비록 공정거래위원회가 무산시켰지만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 추진도 자발적 구조조정과 산업재편의 흐름을 이어갔다.
그러나 올해는 이런 과감한 사업부 매각 시도나 실제 거래가 일어나는 구조조정 매물 처리가 본격화 되지 못했다. IB 관계자들도 기업인수보다는 기업공개(IPO)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M&A 시장의 한 축인 기업 간 거래 不在
기업 간 거래도 잠잠했다. 한화테크윈이 두산DST를 자회사로 편입한 것 외에는 이렇다 할 거래가 없었다. 삼성카드와 금호터미널 등 동일한 그룹 내에서 계열사 간 지분 이동만 눈에 띄었다.
신사업 확장을 위한 인수 시도부터 드물었다. 상반기 거래금액 기준 상위 10대바이아웃 거래를 보면 현대증권과 현대부산신항만, 두산인프라 공작기계 사업부, 두산건설 배열회수보일러 사업부 등 재무개선·사업재편 성격의 거래가 주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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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단된 거래들도 적지 않았다. LS그룹의 대성전기공업은 매각 가격을 두고 후보들과의 시각 차만 확인한 채 결실을 못 냈다. 제일기획 매각과 산은캐피탈 매각도 흐지부지됐고 이랜드의 중국법인 프리IPO도 성사되지 못했다.
해외 기업 쇼핑도 줄었다. CJ제일제당은 지난 1월 1조원대 중국 메이화성우 인수 계획을 밝혔지만 결국 좌초됐다. CJ대한통운도 미국 대형 물류회사를 추가로 인수하려고 준비했지만 입찰에 참여하지 않아 수면 위로 드러나지도 못했다. 롯데는 최대 2조원대의 미국 액시올 인수를, LG하우시스는 독일 호른슈크(Hornschuch) 인수를 끝내 포기했다.
기업들이 대형 M&A를 추진할 만한 분위기가 형성되지 못했다. ‘큰손’ 롯데는 형제 간 경영권 분쟁과 면세점 로비 등 검찰 수사에 휩싸이며 제동이 걸렸다. 오너 이슈로 잠잠했던 SK와 CJ 역시 CJ헬로비전 거래 무산으로 힘이 빠졌다. 한화그룹 정도가 그나마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지만 한화건설 유동성 확보 문제가 변수다.
◇사모펀드의 활동은 위축…'투자회수 난항'만 부각
PEF가 인수하고 매각한 거래는 총 8조원 규모로 예년 수준이었다. 그러나 ‘인수’거래만 놓고보면 거래가 줄었다. PEF들은 매년 상반기에 30건 이상, 평균 5조원의 기업을 인수를 해왔지만 올해는 27건, 4조3000억원으로 규모가 다소 줄었다. 마르스 엔터테인먼트를 제외하면 거래 금액은 3조원으로 감소한다.
조단위 투자는 MBK의 두산인프라 공작기계 사업부 인수에 그쳤다. 한앤컴퍼니와 글랜우드PE-베어링PEA 컨소시엄이 한라시멘트 인수에 5500억원을 투자하며 시장 규모를 지켰다. 한라비스테온공조와 홈플러스 등 시장을 깨울 만한 대형 투자는 나오지 않았다.
구조조정 매물은 변동성이 심한 산업 군에 속한 데다 성장성이 낮아 PEF들 대부분이 투자를 꺼리고 있다. 플랫폼 및B2C 산업 투자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으나 그 빈도나 규모는 아직 미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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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PEF들은 투자했던 자산을 시장에 내놓기 바빴다. 로젠택배·약진통상·테이팩스·두산DST·HK저축은행 등 투자회수 매물들이 넘쳤다. 하지만 투자회수가 무산된 사례만 부각됐다. 베어링PEA의 로젠택배와 칼라일의 약진통상은 결국 매수자를 찾지 못한 채 IPO 시장으로 발길을 돌렸다. 거래 가격을 바라보는 눈높이 격차가 큰 점이 주효했다.
한 M&A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내M&A 시장은 매수자 우위로 변하면서 싸게만 인수하려는 후보들만 많다”면서 “전체 거래 건수가 줄어든 것도 가격 조건이 안 맞아 멈추는 거래들이 꽤 많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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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6년 07월 11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