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사 ㈜삼표 상장, 당장 계획없다"
자회사 상장, 구주매출로 ㈜삼표 재무구조 개선·신주 발행 자회사 실탄 확보
내년 3분기 IPO 전망, 동양시멘트 인수자금 조기 상환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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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표그룹이 주력 자회사인 삼표피앤씨㈜, 삼표이앤씨㈜, ㈜삼표산업에 대한 기업공개(IPO)를 먼저 진행한다. 정도원 회장 등 특수관계인들이 지분 100%를 가진 지주회사 ㈜삼표는 이번 IPO에선 제외하고 나중에 공모기회를 노릴 예정이다.
자회사 3사의 우선 상장은 자회사의 재무구조를 개선한 뒤 지주사를 상장하겠다는 전략이자 삼표그룹에 대한 시장 가치를 최대로 끌어올리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3사의 상장일은 동양시멘트를 인수하며 빌린 돈을 상환하는 일정에 맞출 전망이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삼표그룹이 국내 증권사 7곳에 요청한 상장 제안은 ㈜삼표가 아닌 자회사 3곳에 상장 방안인 것으로 확인됐다.
복수의 증권사 관계자들은 "삼표피앤씨㈜·삼표이앤씨㈜·㈜삼표산업를 개별적으로 상장하는 방법, 3사를 합병하거나 2 곳은 합병·1곳 별도 상장 방안 등이 담긴 제안이 제출됐다"며 "제안서 최종 제출한 6곳의 증권사마다 상장 전략이 달라, 이 부분에서 주관사 선정 여부가 결정날 듯하다"고 말했다.
콘크리트제품 제조가 주업인 삼표피앤씨와 철도궤도건설 사업이 주력인 삼표이앤씨는 과거 한 회사였다가 2013년에 분할했다. 삼표피앤씨는 지난해 순이익 367억원을 기록, 순이익률만 50%를 웃돌았다. 또 삼표이앤씨는 2148억원 매출에 210억원의 순이익을, 레미콘을 제조하는 삼표산업은 매출액 5667억원과 순이익 219억원을 기록했다.
증권사 관계자들은 "지주사 ㈜삼표는 상장 대상에 포함돼 있지 않다"고 전했다. 삼표그룹은 "IPO 구조는 확정되지 않았다"면서도 지주회사 상장 여부에 대해선 가능성이 낮다는 입장을 내비췄다.
삼표그룹이 지주사 상장을 제외한 이유는 다른 자회사들의 실적과 이익 규모가 지주사 상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데다 주력 3사만으로 상장 추진 목적을 달성할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해 주력 3사를 제외한 나머지 ㈜삼표 연결기업들은 157억원의 순손실액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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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1차 목표는 재무구조 개선이다.
㈜삼표는 동양시멘트 인수로 1년 새 순차입금이 3670억원(2015년말 기준) 가량 늘었다. 부채비율은 2014년말 15.27%에서 89.69%로 증가했다.
차입금을 줄이려면 ㈜삼표를 상장해 신주를 발행하는 방법도 있다. 그러나 자회사 3사에 대한 지분율이 65.22%~100%인 까닭에 구주 매출로도 이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 삼표피앤씨는 대주주를 비롯한 특수관계인이 34.78%를 보유하고 있어 대주주도 현금 확보가 가능하고 ㈜삼표 지분 희석도 막을 수 있다.
삼표그룹은 자회사 3사의 예상 시가총액을 1조원 정도로 기대하고 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자회사 3사의 구주와 신주 매출을 동시에 진행하면 ㈜삼표와 자회사의 재무구조가 동시에 개선돼 전체적인 가치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며 "㈜삼표를 상장하는 방안보다 자금 확보 및 이후 재무적인 측면에 더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자회사 상장 방안은 향후에 검토가능한 ㈜삼표 상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주력 자회사가 상장된 이후여서 보유지분에 대한 장부가 반영이 아닌, 시가평가가 가능해진다. ㈜삼표의 자산 규모가 늘어나면서 가치평가에 대한 논란도 사라진다. 또 정도원 회장 등 대주주 입장에선 ㈜삼표 지분가치가 커지는 만큼, 구주 매출을 통한 유입 현금도 늘어난다.
자회사 3사의 상장 시기는 내년 3분기가 유력하다. 2017년 9월은 동양시멘트 인수 2년째다. 한국산업은행에서 5년만기로 빌린 동양시멘트 인수금융을 조기상환해도 조기상환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되는 시점이다.
삼표 IPO 주관사는 빠르면 이달 중에 결정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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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6년 07월 19일 09:2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