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산업 불안정성·소극적 금융지원 매각 걸림돌
"국민연금 1000억 투자, 손실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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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경기계기술 매각이 본격화했지만 낮은 주가 탓에 투자자의 원금회수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선순위출자자인 국민연금조차 원금 손실을 걱정해야 할 처지다.
큐캐피탈파트너스는 2007년 '국민연금07-1 기업구조조정조합QCP12호'를 통해 대경기계기술 주식 370만주를 인수했다. 주당 5만9450원씩 총 2200억원을 투자했다. 1주를 10주로 액면분할 해 1주당 투자금액은 5945원 꼴이다.
QCP12호는 2014년 존속기간이 만료됐고, 내년 5월까지 청산을 완료하기로 결정된 상태다. 이달부터 잠재 인수후보에 투자안내서를 발송하며 매각 절차에 돌입했다.
투자금과 현재 주가와 간극이 큰 탓에 투자회수에 대한 기대는 높지 않다. 19일 대경기계기술의 주가는 1335원, 시가총액은 944억원이다. 매각대상 지분의 시가는 494억원에 불과하다.
QCP12호엔 국민연금이 선순위로 1000억원, 대한전선이 후순위로 1200억원을 각각 출자했다. 매각자 측은 주요 기관출자자인 국민연금의 원금이라도 회수하길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시가 대비 두 배 이상의 프리미엄이 붙지 않는 한 국민연금의 원금 손실은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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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많은 업체가 관심을 드러낼지는 예단하기 어렵다. 잠재 인수후보들에 인수 의향을 묻고 있으나 아직까진 강한 의지를 보이는 곳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과거 여러차례 매각이 무산되며 쉽지 않은 거래라는 인식을 남긴 점은 부담스럽다. 대경기계기술이 상장사임을 활용해 우회상장하려는 곳도 있지만, 이 역시 회사의 매출이나 차입금 규모를 감안하면 쉽지 않다.
수주 산업에 대한 불안감도 해소되지 않고 있다. 회사는 올해 1분기 25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전환 했으나, 대외 변수에 따라 다시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많다. 수주 후 공정을 이어갈 수 있도록 금융지원이 뒷받침되어야 하지만, 여러 수주산업에서 손실을 본 은행들은 보수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협상을 잘 진행하고도 금융지원이 제 때 이뤄지지 않아 수주를 놓치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수주 산업의 불안정성과 은행들의 보수적인 움직임이 대경기계기술 매각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며 "매각이 성사되더라도 국민연금의 투자 손실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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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6년 07월 19일 18:32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