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지배력 강화·상속세 마련 등 이재용 부회장 과제로 꼽혀
삼성전자, 자체 역량 강화 & 삼성그룹 금산분리 이슈 등도 현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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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사망설로 삼성그룹 주요 상장사의 주가가 요동쳤다. 특히 지배구조 최상단에 있는 삼성물산과 그룹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의 주가가 치솟았다. 삼성전자는 15일 151만8000원으로 장을 마감하며 52주내 최고가를 경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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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업계에선 이를 두고 삼성그룹의 승계작업이 여전히 끝나지 않았음을 방증한 것이라고 평가한다. 그리고 삼성전자의 존재감은 다시 증명됐다. 여러 시나리오들이 거론되고 있지만, 결국엔 목적과 방법은 삼성전자로 수렴된다.
지배구조상 최상단에 있는 삼성물산의 경우 최대주주(이재용 부회장)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이 39.0%로 안정적이다.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에 대한 그룹의 지배력은 18%대에 머무르고 있다. 오너 일가(이건희 회장 3.4%, 이재용 부회장 0.6%, 홍라희 여사 0.8%)의 지분율은 5% 미만이다. 삼성전자 인적분할을 통해 지주사와 사업회사를 분리한 뒤, 삼성물산이나 삼성SDS 등과 합병은 주로 언급되는 시나리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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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업계 관계자들은 "인적분할·합병 등은 결국 주주총회를 통과해야 하는 사안이기 때문에 삼성전자는 주주친화적인 정책을 이어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결국 어떤 시나리오가 됐든 승계과정이 원활하게 이어지기 위해선 삼성전자의 배당이 확대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이는 이재용 부회장이 상속세를 마련하는 데 있어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란 얘기다.
이건희 회장이 보유한 자산의 가치는 약 12조원으로 평가된다. 상속세를 50%만 적용하더라도 이재용 부회장이 부담해야 할 세금은 6조원에 이른다. 삼성물산 등 지배구조상 중요한 역할을 하는 회사를 제외할 경우 이재용 부회장이 활용할 수 있는 주식자산은 삼성SDS(지분율 9.2%) 정도다. 이는 시가기준 약 1조원 정도다. 이건희 회장으로부터 상속받게 될 삼성생명(20.8%) 지분 일부 매각을 통한 상속세 재원마련도 거론되지만 역시 부족하다. 이재용 부회장이 자산 매각을 통해 일부 상속세를 내고, 남은 상속세에 대해선 연부연납을 통해 매년 일정금액씩 납부하는 안이 거론된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결국 이재용 부회장이 매년 일정수준의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선 중장기적으로 삼성전자 지분을 확대해 배당수익을 늘리는 게 해답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부담은 더 커졌다. 승계이슈의 핵심이지만, 회사의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매출은 정체돼있고, 매년 유입되는 현금은 줄고 있다. 최근 중국 전기차업체 BYD에 수천억원대 지분투자를 결정하는 등 새로운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한 투자도 한창이다. 시장에선 앞으로 전기차와 관련된 조단위의 인수합병(M&A) 기대감도 커졌다. 배당 확대 요구가 커지고 있지만 그 이상으로 투자 재원 확보가 중요하다.
보험사들에 대한 자본확충 요구는 잠재적인 리스크로 부상하기도 했다. 삼성물산은 이건희 회장(20.8%) 다음으로 많은 삼성생명 지분(19.3%)을 보유하고 있다. 동시에 삼성생명은 국민연금(8.87%)에 이은 삼성전자 2대주주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이사는 "삼성생명이 각종 규제를 대비하고 자본확충을 하기 위해 증자를 해야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러한 부담이 삼성물산·삼성전자 등으로 전이되지 않도록 미리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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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6년 07월 17일 09: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