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규제 완화 시 투자자 피해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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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영업용순자본비율(이하 구 NCR)에 묶인 장외파생상품 규제를 두고 대형 증권사들 중심으로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올해부터 새로운 순자본비율(이하 신 NCR)이 전면 시행됐지만, 옵션ㆍ스왑 등 일부 상품이 옛 규제에 묶여 발행이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이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대형증권사를 중심으로 장외파생상품 관련 법규를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장외파생상품 매매 관련 규제를 담은 자본시장법 166조의2가 핵심이다.
법규에 따르면 구 NCR비율이 200% 미만일 경우 미달상태가 해소될 때까지 새로운 장외파생상품의 매매가 금지된다. 신NCR 도입으로 대부분의 규정이 개정됐지만 장외파생상품의 경우만 구NCR로 기준을 삼고 있다. 증권사는 각기 다른 건전성 지표를 충족시키기 위해 이중으로 관리해야 하는 셈이다.
미래에셋증권이 이달 3000억원의 후순위채 발행을 결정한 것도 이 때문이다. 신 NCR비율은 1분기 말 기준 1173.7%로 업계 최고 수준이지만 구 NCR비율은 221.97%까지 떨어져서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후순위채 발행금액 중 1000억원은 구 NCR비율 관리를 위해 활용한다"면서 "장외파생상품 매매가 중지될 것을 우려한 조치"라고 언급했다.
이렇다보니 업계에서는 규제 단위를 일원화하거나, 그것이 어렵다면 200%미만으로 규제하고 있는 장외파생상품 발행 기준이라도 완화해 달라는 주장이 나온다. 구 NCR이 하락할 수 있어 위험자산 투자를 기피하게 된다는 것이다.
대형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초대형 증권사를 육성하겠다는 금융당국의 정책과 장외파생상품에 대한 규제는 전혀 상응하지 않는다"면서 "200%라는 기준선도 완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금융투자협회는 증권사들의 의견을 취합해 금융당국과 국회에 의견을 피력 중이다. 금융투자협회 증권지원부 관계자는 "해당 법안의 개선 필요성에 대해 정부와 금융당국에 전달하고 있다"면서도 "의원입법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구 NCR에서 신 NCR로 기준을 변경하는 부분에 대해선 산정방식에 따른 차이라 개정 요구가 있을 시 검토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발행 기준 완화에 대해선 보수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금융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장외파생상품은 고리스크 상품에 해당돼 규제를 완화할 경우 투자자에 피해가 돌아갈 수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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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6년 07월 28일 15:32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