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매각 시 자기자본 8조 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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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초대형 투자은행(IB)' 육성 방안을 내놓은 가운데 미래에셋증권이 이르면 올해 말 자기자본 8조원을 확보하는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
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이르면 오는 9월 미래에셋대우와의 합병 인가를 받을 전망이다. 지난달 금융위원회에 합병인가를 신청했다. 승인을 받으면 주주총회 등 절차를 거쳐 11월 합병하게 된다.
미래에셋증권은 금융당국에 제출한 합병 신청서에 미래에셋대우를 존속법인으로, 미래에셋증권을 소멸 법인으로 반영했다. 미래에셋대우가 미래에셋증권을 흡수 합병하는 방식이다.
합병시 예상 자기자본은 6조7000억원으로 기재했다. 이연법인세를 반영한 결과다. 합병 시 발생하는 자사주를 제외하면 미래에셋증권의 자기자본 규모는 5조8000억원이다. 이에 인수 주체인 미래에셋대우는 자사주 취득분에 대한 법인세 5000억원가량을 자기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게 된다.
또 미래에셋대우가 미래에셋증권을 흡수합병할 경우 3000억원가량을 자기자본으로 추가 반영할 수 있게 된다. 미래에셋대우 인수가격(2조3200억원)과 미래에셋대우의 시가총액(지분 43%기준 약 1조원)의 시세차익 1조3200억원에 법인세율 22%를 적용한 금액이다. 이렇게 아낀 세금이 자본잉여금으로 싾인다.
금융당국이 제시한 초대형 IB의 최대 자본규모는 8조원이다. 자기자본 8조원을 넘긴 증권사는 자기자본의 200%까지 레버리지비율에 반영되지 않는 발행어음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종합투자계좌(IMA)를 판매할 수 있고, 그간 은행에만 허용되던 부동산 담보신탁 업무로 시작할 수 있다.
미래에셋증권이 합병 후 자기자본 8조원을 확보하려면 추가적으로 약 1조3000억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올해 예상되는 순이익을 내부에 유예하면 3000억~4000억원 마련은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별도 기준 각각 1427억원, 2858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나머지 1조원 가량은 보유 자사주 22%를 매각해 충당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5000억원(지분율 약 4% 확보 가능)은 계열사인 미래에셋운용이 지원할 계획이다. 남은 자사주 일부는 대량매매(블록세일) 방식을 염두에 두고 있다. 올해 이익을 내지 못하더라도 약 8%의 자사주만 매각하면 자기자본 8조원을 확보할 수 있다.
초대형 IB 지원 방안이 내년부터 본격 시행되기 때문에 미래에셋증권 입장에선 올해 말에 자기자본 요건을 갖춰두는 편이 유리하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미 합병 후 보유 자사주 22%에 대한 매각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자사주 활용방안에 대해서는 여러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며 "계열사 지원도 일부 있을 예정이지만 구체적인 시기와 매각 방식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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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6년 08월 03일 16:28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