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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한진해운 정상화 의지가 미흡한 상황에서 채권단이 지원에 나서는 것은 밑빠진 독에 물붓기가 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30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채권단이 한진해운에 신규자금 지원 불가 결정을 내린 이유를 이같이 설명했다. 아울러 현대상선 구조조정 사례와의 형평성 문제, 오너가 있는 회사의 유동성 문제는 자체적으로 해결한다는 구조조정의 원칙도 고려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한진해운의 기업회생절차 추진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지만, 회생절차에 들어가더라도 과거 팬오션 사례처럼 회생절차 중 지원에 나설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
아래는 이동걸 회장 기자간담회 일문일답.
- 한진그룹이 새로운 안을 제출하면 추가 협상 여지가 있는지?
“최근 3~4일간 세 차례 협상이 있었지만 특별한 진전이 없고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 현재 채권단의 지원불가 결정이 내려져 있는 상태고, 9월 4일 자율협약도 종료된다. 최후까지 최선의 노력을 경주할 생각이다”
-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갈 가능성도 있는데 향후 일정은?
“아직 회생절차와 관련해서 한진해운의 이야기는 듣고 있지 않다. 채권단이 지원 않기로 결정을 했으니 회사에서 적절한 판단을 내리고 조치를 취할 것으로 본다. 정식으로 회생 신청이 제기되면 절차에 대해서도 밝히겠다”
- 한진해운은 회생절차에 들어가면 파산 가능성이 커 보인다
“파산 가능성이 클 수도 있다. 이미 발생한 용선 연체료를 비롯해 수많은 이해 관계자들이 있다. 해외의 경우 대한민국 회생절차의 효력이 미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얼마나 자발적으로 관계자들이 자발적으로 동참하느냐에 따라 회생절차 기간도 달라질 것으로 본다”
- 선주협회에선 한진해운이 회생절차에 들어가면 해운업계에서 최대 17조원의 손실이 발생한다고 보고 있는데 어느 정도의 손실이 날 것으로 보는지
“선주협회는 이익단체로서 이런 목소리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채권단이 보는 것과는 시각차가 있다. 17조원 손실 역시 근거가 있겠지만 그런 정도까지는 아닐 것으로 생각한다. 어떤 형태든 국익을 고려해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기회가 되면 노력한 내용에 대해 설명을 하겠다”
- STX팬오션 사례처럼 회생절차 상태에서 채권단이 자금 지원에 나설 가능성이 있는지?
“회생절차 중 지원은 사실 한계가 있다. 장기운송계약을 맺고 벌크선 중심의 사업을 하는 팬오션과 컨테이너 중심의 한진해운은 사업 모델이 다르다. 한진해운은 해운동맹 퇴출이나 미지급 용선료에 따른 단선 조치 등 때문에 사업 유지가 굉장히 어렵다. 채권단 지원은 굉장히 어려워 보인다”
-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몇 차례 만났는데?
“최근 한 차례 만났다. 대한민국 발전에 기업인들의 공로가 컸는데 상황이 악화하면서 이런 선택의 기로에 섰다는 것에서 안타까움을 느낀다. 조양호 회장이 전력을 다해줬고 최선의 선택에 대해 같이 고민하고 많은 대화도 나눴지만 입장 차이는 극복하지 못했다. 한진해운에 1조원 가까운 돈을 투입하고도 추가 자금을 넣어야 하는 고뇌에 대해서는 이해하고 있다.
그럼에도 기업구조조정에 대한 원칙이 무너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 일관된 생각이다. 5월 2일 3000억원가량의 상거래 채권이 짧은 기간에 6500억원까지 크게 늘어났고, 더 늘어날 위험도 있다. 국민의 돈을 개별 기업의 외상채권을 갚는데 쓰는 결정을 내리긴 어렵다고 판단했다”
- 구조조정 원칙이 궁금하다
“국민의 혈세를 투입하는데 대단히 신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대상선이 약 5개월간 굉장히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최종까지 단 한푼의 혈세도 들어가지 않았다. 이런 사례가 하나의 기준이 된다. 한진해운에도 그런 원칙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
- 채권단이 한진해운 감자를 거쳐 최대주주로 올라선 다음, 현대상선과 합병을 진행할 것이란 예측도 있는데?
“현대상선과의 합병에 대해선 전혀 생각하고 있지 않다. 마지막까지 정상화만 생각했고, 이제 막 신규자금 지원 불가 결정을 내렸다. 앞으로는 모르겠지만 지금까지는 전혀 검토하지 못했다.”
- 영업권 등 주요 자산이 ㈜한진으로 많이 옮겨 갔다. 유동성 지원을 위한 것으로 보는지, 아니면 알짜 자산을 빼돌린 것으로 보는지?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르겠지만 채권단은 유동성 지원을 위한 것이라고 믿고 싶다. 이에 대해선 큰 논란이 없었으면 좋겠다. 한진그룹이 선대부터 국내 경제에 기여해왔던 점을 감안하면 언급만으로도 상처가 될 수 있다.”
- 국적해운사 1곳만 남게 됐는데 해운 경쟁력 차원에선 큰 문제가 없는지?
“조금 더 시간을 가지고 생각을 해봐야 한다. 관계부처나 연구소 등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현대상선을 포함해 어떤 방식으로 나가는 것이 도움이 될지 판단을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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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6년 08월 30일 17:03 게재]
입력 2016.08.30 17:04|수정 2016.08.30 1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