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마케팅·두올·헝셩그룹 상장 후 주가 부진 영향
대형주 상장하면 분위기 반전 기대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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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공개(IPO)시장에서 수요예측ㆍ일반청약 모두 부진한 기업이 늘어나며 때이른 한파가 거론되고 있다. 예년의 경우 9~11월은 공모주 시장이 가장 활황세를 보일 시기여야 하지만 기존 상장사들의 주가가 부진하다보니 이런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시장 일각에서는 작년 '더블유게임즈 사태'가 반복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코스닥 시장 상장을 진행 중인 유니테크노는 2일 희망공모가범위(1만300~1만1500원) 하단인 1만300원에서 공모가를 최종 확정했다.
80%의 기관투자자가 공모가 하단이나 그 아래에서 가격을 제시한 탓이다.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투자자의 40%인 237건이 희망공모가보다 낮은 가격을 제안했다. 1만300원~1만1000원 사이에서 가격을 제시한 기관도 237건을 기록했다.
이런 상황조차도 유니테크노 측은 '선방'했다며 안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 공모주 시장의 분위기를 고려하면 밴드 내에서 가격을 결정했다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결과라고 받아들인 셈이다.
지난 달 상장한 자이글은 IPO 시장에 불어닥친 한파를 정통으로 맞았다. 수요예측에서 99%에 가까운 기관이 공모가 하단 혹은 그 이하에서 가격을 제시했다. 이로 자이글은 희망공모가의 절반 수준인 1만1000원으로 상장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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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주간 공모주 투자자의 반응이 급격히 식어버리면서 "앞서 상장한 공모주가 부진한 때문 아니냐"는 해석도 힘을 얻고 있다.
지난 7월에 상장한 두올과 8월에 상장한 에코마케팅은 상장 이후 주가가 내리막을 걷고 있다.
두올의 경우 공모가 상단 수준인 8500원에서 공모가를 결정했지만 현재기준 5500원대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기관들의 높은 관심으로 공모가밴드 상단보다 높은 3만5000원에서 공모를 진행한 에코마케팅은 이달 초 2만6000원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높게 형성된 공모가에 비해 상장 후 주가가 힘 없이 떨어지자 투자자는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헝셩그룹의 경우에도 상장 첫날 시초가의 30%까지 떨어지자 일부 투자자는 손절매에 나서기도 했다.
비슷한 사례가 바로 지난해 '더블유게임즈 사태'. 지난해 더블유게임즈 밴드 최상단보다 높은 6만5000원으로 지난해 11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상장 직후 주가는 5만원 초반대까지 떨어졌고, 투자자의 발이 묶이면서 이후 기업들의 상장 철회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코스닥 시장의 불안한 모습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코스닥 시장의 변동성이 코스피보다 커지면서 중소형주에선 '얻을 게 없다'는 시각이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국민연금과 기관들도 인덱스중심으로 투자 방식을 재편하면서 중소형주를 외면하고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다만 이런 분위기가 그리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해 두산 밥캣과 LS전선아시아가 지난 달부터 본격적으로 투자자 모집을 시작하면서 다시 공모주 시장에 활기가 띌 것으로 시장관계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밥캣이나 삼성바이오로직스등 대기업 IPO는 기관들이 포트폴리오 구성 차원에서 필요한 주식인만큼, 보수적이었던 공모주 시장에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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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6년 09월 04일 09: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