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의 연금저축신탁 판매 2018년 폐지…개인연금법은 내년 통과 예상
"아직 상위 증권사가 장악하고 있는 초기시장…전략짜면 수익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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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성장하는 연금저축펀드 시장에 대한 국내 시중은행의 대처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비이자 수익을 늘려야 한다고 구호만 외칠뿐 타성에 젖어 새로운 시장에 대한 접근이 느리다는 것이다.
펀드판매 수수료는 그간 은행의 주요 비이자 수익원이었다. 최근들어 은행에서 주력으로 팔아온 리테일 펀드들의 규모는 성장하지 않고 있고, 기존에 판매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연금저축펀드쪽은 급성장하고 있다. 수수료 수입을 공략하기 위해선 펀드 판매 전략 수정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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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이 가입할 수 있는 공모형 리테일 펀드의 규모는 최근 3년간 수탁고가 0.8% 증가에 그친다. 반면, 연금저축펀드는 같은 기간 동안 15.5% 성장했다. 올초 대비 8월말 기준 수탁고만 8.9%가 늘었다.
연금저축펀드의 성장세가 가파른데 아직까지 은행들의 펀드 수탁고에서 연금저축펀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8%대에 그치고 있다.
은행이 그동안 연금저축펀드 판매에 소홀했던 이유는 그간 창구에서 연금저축펀드를 제외한 리테일 펀드, 방카슈랑스, 퇴직연금 등 판매에 주력해 온 상품이 개인연금 말고도 많았기 때문이다. 고객이 일부러 찾지 않는 이상 마케팅시 상대적으로 후순위가 됐다.
취급하는 연금저축 상품도 보험·펀드·신탁 등 세 가지로 다양했지만, 은행에선 연금저축에 대해선 주로 확정금리를 제시하는 신탁형과 보험형에 집중하며 적극적인 판매에 나서진 않았다는 설명이다. 그나마 오는 2018년부턴 연금저축신탁의 신규가입이 폐지된다.
천대중 우리경영금융연구소 연구원은 "정부가 지난해 5월 개인연금법 입법을 추진하는 등 사적 연금시장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업계선 내년쯤 법이 통과될 걸로 보고 있다"며 "연금시장은 선진국에서도 지속적으로 성장 중이고 우리나라도 개인연금 시장 규모가 늘어날 전망이라 은행도 이 분야 영업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개인들이 가입하는 연금저축펀드의 주요 판매 창구는 증권사다. 아직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 등 일부 대형 증권사에만 한정돼 있어 점포 채널이 많은 은행이 나서면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릴 수 있을 전망이다.
한 은행 애널리스트는 "증권사가 주도하는 연금저축펀드 판매 비중을 보면 미래에셋증권이 20%를 넘는 등 대형사 두세곳이 장악하고 있어서 은행의 전략에 따라 점유율을 늘릴 수 있다"며 "개인연금법 도입되면 투자일임형태의 연금저축랩 등의 상품도 판매될텐데, 은행들이 고수익을 원하는 고객 니즈나 법제도적 측면에서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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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6년 09월 07일 17:51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