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빈클라인·타미힐피거·DKNY 해외 브랜드 다수
'오브제' 등 자체 브랜드 확보도 잇점
패션 확장 신세계와 맞불…아울렛 효과도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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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네트웍스의 여성복 브랜드 '오브제(OBZEE)' 매장. SK네트웍스는 최근 '오브제' 브랜드 리뉴얼을 단행했다(사진=SK네트웍스)
현대백화점이 SK네트웍스 패션부문 인수를 추진하며 2012년 한섬 인수 이후 4년만에 패션 브랜드 쇼핑에 나섰다. 거래가 성사되면 타미힐피거 등 유명 수입브랜드와 오브제 등 국내 자체 브랜드를 보유하게 된다.
그간 현대백화점은 리바트, 한섬, 에버다임 인수 등 다양한 사업군을 사들였다. 비록 실패했지만 동부익스프레스 인수전에도 뛰어들었고, 현재는 동양매직 인수전에도 이름을 올렸다.
동일선상에서 현재 협상 중인 SK네트웍스 패션부문은 매출 기준 국내 5위 사업체다. 캘빈클라인·타미힐피거·DKNY·클럽모나코 등 수입 브랜드와 오브제·오즈세컨·세컨플로어 등 국내 브랜드를 포함해 총 12개 패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SK네트웍스 패션부문을 인수하게 되면 현대백화점의 패션 사업 매출은 1조원을 넘게 되고, 신세계인터내셔널을 제치고 삼성물산(패션부문)·LF에 이은 패션 ‘빅3’로 올라선다.
이런 시도는 최근 대형 유통업체들의 추세, 즉 해외브랜드 라이선스는 꾸준히 유지하면서 자체 제조 브랜드 확대에 집중하는 경향과 맞닿아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해외 브랜드는 유명세에도 불구하고 라이선스를 유지하는 데 불확실성이 있는 반면 국내 자체 브랜드는 마진이 훨씬 크다”며 “결국 유통업으로만 수익을 높이는데 한계를 느낀 대형 유통업체들이 자체 브랜드를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례로 신세계그룹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아르마니, 지방시, 바나나리퍼블릭 등 해외 직수입 의류브랜드로 잘 알려져 있으나 국내 브랜드 사업 확장에도 한창이다. 보브, 지컷, 살로몬, 디자인유나이티드(이마트 전용상품), 데이즈(이마트 PL상품 ODM)가 대표적이다. 최근 자체여성복 브랜드 ‘V라운지’와 첫 자체 남성복 브랜드인 ‘맨온더분(MAN ON THE BOON)’도 선보였다.
매각대상인 SK네트웍스 패션부문도 작년 까날리, 아메리칸이글 등 신규 브랜드를 론칭했고, 디자이너 브랜드 ‘스티브J&요니P’를 인수하는 등 패션사업 포트폴리오를 늘려왔다. 또 유통 채널 다각화와 장수 여성복 브랜드 '오브제'의 리뉴얼을 단행하는 등 사업을 강화해왔다.
현대백화점이 이를 인수하게 될 경우 신세계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브랜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김근종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대백화점그룹은 기본적으로 본업인 유통업에 충실하면서 브랜드 업체들의 인수를 통해 그룹 전체적인 외형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며 “오프라인 유통업이 점점 더 성장을 도모하기는 힘든 환경이기 때문에 브랜드 확장 정책이 더 긍정적이다”고 평가했다.
한섬과의 시너지도 기대된다. 한 증권사 유통 담당 애널리스트는 "기존에 인수한 한섬이 다른 의류회사들과 달리 디자인 컨텐츠가 강한, 경쟁력 있는 패션기업"이라며 "이런 성향에 힘입어 한섬이 SK네트웍스 패션브랜드 중 실적이 부진한 일부 브랜드를 회생시킬 수 있다"라고 평가했다.
다만 실제 인수효과가 생기려면 의류업계 특성상 길게는 2~3년의 시간이 소요될 것이란 의견이다. 패션회사들 대부분 이듬해 디자인을 미리 완성해 생산에 들어간다. SK네트웍스 패션사업을 인수하더라도 당장 급진적인 변화는 어렵다.
이번 인수를 통해 현대백화점이 유통 플랫폼 다양화를 노릴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그간 현대백화점은 오프라인 백화점, 홈쇼핑 외에 특히 아울렛에 주목해 왔다. 프리미엄아울렛 김포점과 인천 송도점 아울렛, 동대문 도심형 아울렛을 잇따라 개장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의류의 매출 구조상 백화점 이후 단계가 중요한데다 무엇보다 아울렛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다”며 “SK네트웍스가 보유한 브랜드들이 소비자들에게 이미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현대백화점 입장에선 아울렛 입점 브랜드 다양화, 그리고 매출처 다변화를 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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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6년 09월 20일 16:51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