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F 투자시 고려 요소인 배당수익률·투자회수 전략은 모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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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이 우리은행 과점주주 지분 매입에 참여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참여여부는 미확정이다.
22일 국민연금 관계자는 우리은행 지분 매입에 대해 "투자처로 검토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다"며 "아직까지는 내부에서 투자심의위원회도 열지 않았다"고 밝혔다. 직접투자 또는 사모펀드(PEF) 투자 등의 여부도 여전히 미확정 사안이라고 밝혔다.
현재 연기금 중 우리은행 지분매입을 검토 가능성이 높은 곳은 자산규모가 가장 큰 국민연금(약 530조원)과 우정사업본부(약 105조원) 정도로 꼽힌다. 4%의 최소 매각 지분을 산다고 해도 약 3000억원이 필요하기 때문에 다른 연기금이나 공제회는 참여 결정이 어렵다는 시각이다.
국민연금이 우리은행 지분 매입에 나선다면 투자관점에선 ▲유사기업 대비 주가 저평가 정도 ▲배당수익률 ▲투자회수 시기 결정 등이 주요 검토 요소로 꼽힌다. 우리은행의 주가수익비율(PER)이 6배인 점, 주가순자산배율(PBR)이 0.39에 그친다. 신한금융지주 PER이 6배, PBR 0.6, KB금융지주가 각각 7.9배, 0.5 정도로 저평가 되어 있다.
다만 배당수익률의 지속성, 그리고 투자회수 예상시점이나 관련전략은 불명확하다는 평가다.
현재 우리은행의 배당수익률 자체는 은행 중에 가장 높다. 지난 2년간 평균 시가배당수익률은 5.4%로 시중은행 평균이 1.5%대인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중간배당을 통해 평균 시가배당수익률이 5%를 넘긴 것이 최근 2년 사이에 불과하다. 비슷하거나 더 높은 수준의 배당을 지속적으로 받을 수 있을지는 우리은행이 확약해 줄 수도 없고, 예측하기도 어렵다.
투자회수도 4% 내외 정도 규모를 가정했을 때, 장내 매각은 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장외에서 블록딜을 진행할 수 밖에 없다. 주가가 유지되거나 오른다는 가능성은 차치하고서라도, 경영권 참여가 아닌 단순 투자목적으로 이런 대규모 물량을 받아줄 수 있는 매수자가 나타날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다.
시장에선 국민연금이 투자에 나선다면 경영권 참여 논란이 일 수 있는 직접 매수보다는 PEF를 통한 간접투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목표수익률과 회수기간 정도만 제시받고 투자에 관여하지 않는 블라인드펀드는 국내 상장주식 지분을 이런 식으로 투자하는 경우는 거의 찾기 힘들다보니 프로젝트 펀드로 투자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다른 기금운용 관계자는 "매각 공고 전만에도 인센티브를 얹은 가격으로 단순 투자목적을 위해 참여할 국내 연기금, 공제회는 나오기 쉽지 않을 거라고 평가받았다"며 "경영권 참여가 어려운 기금 특성상 PEF를 통해 투자한다고 했을 때 운용사들이 국민연금에 목표수익률과 회수전략을 어떻게 설득해서 참여시켰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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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6년 09월 22일 16:56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