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진행된 대규모 투자도 일단락
여러가지 호조에도 주가는 횡보
현대차, '제네시스'에 관심 집중
업계 "기아차 SUV 강점 살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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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자동차가 좀처럼 반등의 기회를 찾지 못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호실적을 기록했고, 각종 투자도 일단락됐지만 여전히 주가는 횡보(橫步)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내 각종 현안이 산재해 있어 향후에도 기아차의 기업가치를 제고하기는 쉽지않을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기아차는 지난 7일(현지시각) 멕시코 누에보 레온주 페스케리아시(市)에 건설된 공장의 준공식을 열었다. 총 투자금액 30억달러(한화 약 3조3000억원)가 투입됐고, 내년부터 연산 40만대 생산이 가능하게 된다. 2018년 가동률이 100%에 이르게 될 경우 예상되는 매출액은 6조5000억원(2015년 매출액 대비 13%) 수준이다.
투자업계에서는“멕시코 내수시장은 연간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이는 등 성장세가 있는 시장이며, 멕시코 공장은 향후 중남미·유럽 등 시장 진출의 교두보 역할도 가능할 것”(유지웅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공장 완공과 더불어 올해 들어 그간 진행된 대규모 투자도 일단락됐다. 한전부지 투자(2조110억원), 현대캐피탈 지분 20% 인수(6071억원) 등이 완료돼 당분간 대규모 자금 소요는 크지 않을 전망이다. 상반기에는 연결기준 매출액 27조994억원(yoy 14.7%↑)을 기록, 매출 성장세를 이어갔다. 매년 판매 대수 증가세도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간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도 SUV 판매 호조 등에 힘입어 선전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처럼 여러 호조가 이어지고 있지만 기아차 주가는 횡보하고 있다. 최근 멕시코 공장 가동으로 주가가 소폭 오르긴 했지만 그래프는 여전히 우하향곡선이다. 하반기 부정적인 원달러환율 전망, 개별소비세 인하 혜택 종료 등 외생변수들도 우호적이지 않다. 아직 해결되지 않은‘통상임금’이슈도 있다. 매출액이 증가하는 것과는 반대로 영업익은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 관계자들은“지금까지는 잘 성장했지만 앞으로 추가적으로 기업가치를 제고할만한 가능성이보이지 않는다”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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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차원에서 기아차가 다른 계열사들에 비해 우선순위에 밀리고 있다는 점이 원인으로 꼽힌다. 자동차업계 한 관계자는“현대차그룹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현대차”라며“현대차의 고급 브랜드인 제네시스와 친환경차 브랜드 아이오닉의 성공에 현재 그룹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제네시스 브랜드의 경우, 정의선 부회장이 직접 나서서 진두지휘하고 있다. 제네시스 브랜드에 피터 슈라이어 그룹 디자인 총괄 사장은 물론 맨프레드 피츠제럴드(람보르기니 출신), 루크 동커볼테(벤틀리 출신) 등 해외 인재들이 투입됐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과거 정의선 부회장과 피터 슈라이어 사장이 기아차를 담당하던 시절엔 실적 성장세나 디자인 개선속도 등이 빨랐지만 최근에는 더이상 신차효과가 예전 같지 않고 K시리즈의 디자인 노후화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크다”고 말했다. 게다가 현대모비스(자율주행 등 미래차 기술개발)나 현대제철(초고장력강판 확대 및 차입금 감축) 등 부품 계열사들의 현안도 산재해 있다.
이러다 보니 계열사인 기아차에게 별다른 주목을 할 여력이나 여건도 안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시장과 업계는 기아차가 SUV의 강점을 살려야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현대차와 차별화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많다.
일례로 최근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미국 시장을 점검하며 SUV 역량을 강화하란 지시를 내린 바 있다. 이마저도 시장은 싼타페 등 현대차 SUV 라인업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하고 있다. 또한 2020년까지 제네시스 브랜드에서도 고급형 SUV가 출시될 예정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매년 기아차의 판매 관리비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그간 강점을 보여온 SUV에서도 현대차와 차별화를 하지 못한다면 앞으로 수익성은 더욱 악화될 수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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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6년 09월 11일 09: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