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7% 웃도는 금리, 선순위 인수금융에 비해 고수익 투자처
메자닌 펀드로 투자 기회 넓어져…은행권 “인수금융 주선 경쟁 강화에도 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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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순위 대출 펀드 일변도였던 사모부채펀드(PDF, Private Debt Fund)에 메자닌(Mezzanine) 투자 전용 펀드가 등장한다. 새 PDF 결성에 나선 하나자산운용이 첫 펀드 출시자가 될 전망이다. 메자닌 대출 금리는 연 7%를 웃돌아 선순위 인수금융에 비해 고수익 투자처로 꼽힌다. 최근 선순위 인수금융 금리는 3~4%로 하락했다.
2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하나자산운용은 M&A 인수금융 메자닌 대출투자 전용 펀드를 준비 중이다.
하나금융지주 계열사 및 국민연금 출자금을 기초로 기관투자자 자금을 모아 늦어도 11월 초까지 펀드 등록을 마칠 예정이다. 하나자산운용 외에도 NH아문디운용과 KB자산운용 등도 메자닌 펀드 출시를 염두에 두고 있다.
2014년 말부터 생긴 PDF는 예외 없이 선순위 대출 목적이었다. 일부 메자닌 펀드에서 인수금융 투자도 해왔지만 그 비중은 미미했다.
반면 메자닌 자금을 원하는 수요는 늘고 있다. 최근 PEF들의 기업인수에 메자닌 구조가 필수 요소다. 메자닌은 부채에 가깝지만 자본 성격을 가지고 있다. 제한된 규모의 선순위 인수금융과 후순위 지분투자를 보완·완충하는 장치다. 선순위 대출에 메자닌 구조를 더하면 PEF들은 레버리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투자를 원하는 곳도 많다. 메자닌은 금리가 연 7~9%에 육박한다. 선순위 인수금융 대출 금리가 4% 초반까지 떨어진 점을 감안하면 수익률이 높다. 투자 경쟁도 뜨거웠지만 대형 연기금과 공제회 정도만 투자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선순위 대출에 비해 메자닌 비중이 적기 때문이다. 메자닌 펀드를 통하면 다수의 기관투자자들도 참여할 수 있게 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고금리인 메자닌 인수금융 투자를 원하는 기관투자자들이 증가해 블라인드 펀드 결성은 무리가 없을 것”이라면서 “론펀드로 선순위와 메자닌 대출 투자를 병행하면 기관투자자 수익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라고 했다.
메자닌 인수금융 펀드 등장은 은행권에서 반기는 분위기다. 그간 은행과 증권사는 각각 선순위 대출과 메자닌 자금조달을 나눠 맡았다. 작년부터 증권사들이 선순위 론펀드를 만들며 은행들의 설 자리는 좁아졌다. 은행들도 잇달아 PDF를 만들었지만 차별화 전략을 구사하기도 어려웠다.
다른 관계자는 “은행들은 메자닌 대출 투자가 어려워 선순위 주선에만 만족해야 했다”면서 “메자닌 펀드가 있으면 은행들은 중순위 인수금융 주선도 가능해 경쟁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메자닌 인수금융 펀드는 펀드 설립 자체에 의미를 뒀던 국내 PDF 시장이 점차 다변화될 것”이라며 “새로운 시장이 열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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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6년 09월 25일 09: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