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준 회장 재신임 앞두고 부정적 이슈 막겠단 의도란 풀이도
신평업계 "포스코ENG 흡수합병 땐 재무구조 악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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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는 물론 해외 신용평가사들의 포스코건설 신인도 하락이 줄을 잇고 있다. 이에 포스코건설은 주요 글로벌 신평사들에게 일일이 '신용등급 철회'를 요청하고 있다.
권오준 회장 취임 이후 공교롭게도 본사를 포함, 계열사 등급하향이 이어지는 상황이 벌어지다보니 '해외신용도 강등'이라는 부정적 이슈가 부각되는 일을 피하기 위한 꼼수로 풀이된다. 하지만 투자업계와 신용평가사들은 포스코건설의 실적 하향세와 계열수주 감소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최근 불거지고 있는 포스코엔지니어링 흡수합병설까지 현실화할 경우, 추가적인 신인도 하락도 우려된다는 분석이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최근 "포스코건설 회사 측의 요청에 따라 현재 부여된 등급(BBB-)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등급철회 시점(9월27일)에 포스코건설의 장기 기업신용등급에 대한 전망은 '부정적'이다. 지난 6월 S&P는 기존 '안정적'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조정한 바 있다.
당시 박준홍 S&P 이사는 "해외플랜트 사업 관련 불확실성과 그룹사 매출 감소로 인해 향후 1~2년 동안 포스코건설은 신용도 압박을 받을 수 있다"며 "S&P의 기본 시나리오하에서 포스코건설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대비 차입금 비율은 2015년 3.3배에서 2016년 4.0배에 근접하면서 신용지표가 약화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포스코건설은 S&P 뿐만 아니라, 또 다른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에도 신용등급에 대한 철회요청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무디스는 이미 이달초 포스코건설의 등급을 'Baa3'에서 'Ba1'으로 강등했다. 모리슨(Joe Morrison) 무디스 부사장은 "국내외 건설업체간 경쟁강화, 리스크 증가, 낮은 수익성, 높은 레버리지 비율, 수년간 지속된 큰 손실 등을 고려해 등급을 하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포스코건설이 밝힌 연이은 등급철회 요청의 이유는 "당분간 해외 자금조달 계획이 없기 때문에 해외등급이 필요 없어졌기 때문"이라는 것.
하지만 채권시장에서는 이보다는 추가적인 등급하향을 막기 위한 조치로 해석하는 시각이 많다. 해외뿐만 아니라 국내 신용등급도 하향세가 이어지고 있는 데다 향후 신용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이벤트들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신용도 하향 변동이 잦은 것에 대한 부담감에 미리 신용등급 철회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신인도 하락 이슈는 내년초 재신임을 앞두고 있는 권오준 회장 입장에서 달가운 일이 아닐 것"이라고 귀띔했다.
현재 국내 신용평가사들이 포스코건설에 부여하고 있는 등급은 'A+'다. 지난해초까지 'AA-' 등급이 유지됐지만 업황부진·그룹매출 감소 등 실적부진이 지속되며 등급이 하향 조정됐다. 올해 상반기에도 연결기준 2000억원대에 이르는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당장 신인도 유지에는 문제가 없더라도 향후 실적부진·자회사 합병으로 인한 재무구조 악화 등이 이어질 경우 추가적인 등급 하향 가능성도 상존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신용평가사 애널리스트는 "최근 언론 등에서 보도되는 포스코엔지니어링 흡수합병이 현실화한다면 이는 포스코건설의 재무부담 확대로 신인도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의 목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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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6년 10월 03일 09: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