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상장예심 통과, 내년 2월까지 재추진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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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그룹이 두산밥캣 상장 연기를 검토하고 있다. 공모가격 결정을 위한 국내·외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기대보다 낮은 공모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6일부터 이틀간 실시한 수요예측에서 주관사단이 제시한 공모가격 범위의 최하단 또는 그보다 낮은 수준에 투자주문이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수요예측 범위는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수요예측 기간 내내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두산밥캣은 희망공모가로 4만1000원에서 5만원을 제시했다.
한 국내 운용사 관계자는 "기계 및 건설 장비 분야의 주가순이익비율(PER)이 10배인 데 두산밥캣은 20배 내외를 제시했다는 점, 2조4500억원에 달하는 공모 규모가 부담스러워 공모가 범위 하단에 맞춰 수요예측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다른 참가자는 "공모가격 범위 최하단보다 낮은 가격을 써 냈다"고 전했다.
기대했던 미국과 유럽 등 외국투자자들도 공모가 범위 하단 수준 혹은 그보다 낮은 가격을 투자희망가로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두산밥캣의 꾸준한 성장성에 높은 점수를 줬지만 국내 투자자들의 보수적인 접근과 공모 규모 등을 감안해 수요예측에 참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기업공개(IPO) 주관사와 회사측 등은 긴급회의를 열고 향후 대응책을 논의하고 있다. 한두달 후에 다시 상장을 추진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두산밥캣은 지난 8월16일에 한국거래소의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했다. 예비심사 승인 후 6개월 내에 상장을 해야 한다는 규정에 따라 두산밥캣은 내년 2월까지 상장을 완료하면 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넷마블 등 대어(大漁)급 IPO가 11월부터 내년 초까지 예정돼 있다는 점은 상장 재추진 시점 결정에 변수가 될 전망이다.
IPO 대표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과 JP모간이며 한화증권과 신영증권, 크레디트스위스, HSBC가 공동 주관사로 참여하고 있다. 밥캣 상장이 제대로 된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한국투자증권은 외국기업 지배지주회사(SPC) IPO에서 세 번 연속 실패하는 기록을 남길 전망이다. 재무구조 개선의 대미를 두산밥캣 상장으로 장식하려 했던 두산그룹 역시 완료 시점을 늦춰야 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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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6년 10월 09일 16:06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