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투자 후 배당 수익 꾸준…ABS 발행 등 일부 시너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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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캐피탈 매각이 가시권에 접어들었다. 지난해와 달리 유력한 인수 후보들이 다수 등장했다. 거래 성사 가능성은 높아졌고 2대 주주 신한은행 기대감도 커졌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아주산업 등 아주캐피탈 매각 측은 이날까지 잠재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인수의향서(LOI)를 접수했다. 아프로파이낸셜그룹과 메리츠캐피탈, 올림푸스캐피탈 등이 유력 후보다. 아주캐피탈이 국내 캐피탈 업계 2위권 회사로 안정적인 실적을 내고 있다는 점이 투자 매력으로 꼽힌다.
신한은행은 아주캐피탈 지분 약 13%를 갖고 있는 2대 주주다. 2005년 아주산업이 아주캐피탈을 인수할 당시 재무적투자자(FI)로 나섰다. 최대주주인 아주산업 등이 지분을 매각할 때 같이 처분할 수 있는 동반매도권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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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는 아주캐피탈 매각이 중단됐지만 올해는 다르다. 인수 의지가 있는 국내 업체들이 참여하며 매각 분위기는 우호적이다. 신한은행은 동반매도권을 행사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2005년 투자 후 10여년 동안 묶인 지분인 데다 자동차금융부문 경쟁 심화 등 수익성 전망이 밝지 않아 지분을 남겨두긴 어려운 상황이다.
바젤Ⅲ 도입에 따른 고민도 있다. 바젤Ⅲ에 따르면 주식에 대한 위험가중치는 상장사 300%, 비상장사 400%가 적용된다. 2007년 이전에 취득한 지분증권은 2017년 말까지 위험가중치 100%로 적용할 수 있는 유예기간을 줬다. 투자 규모가 크진 않지만 처분 가능성에 힘을 싣는 요인이다.
신한은행은 아주캐피탈 투자로 얻은 것이 많다. 그간 아주캐피탈로부터 꾸준히 배당을 받아갔다. 투자 후 아주캐피탈 실적이 상승한 데 따른 결과다. 아주캐피탈 배당률은 5% 내외로 높다. 영업이익이 500억원을 돌파한 2011년 이후에는 매년 150억~200억 수준을 주주들에게 돌려줬다.
신한은행 출신 인사들을 주요 임원으로 파견하며 쏠쏠한 재미도 봤다. 경영참여뿐 아니라 신용공여 등 재무적 지원도 했다. 아주캐피탈이 발행하는 자산유동화증권(ABS)를 신한은행이 맡으면서 얻은 수익도 500억원을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신한카드와 신한은행에서 진행 중인 자동차할부금융 사업에 직간접적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도 내놓는다.
이번 거래가 성사되면 지분 매각 차익도 예상된다. 신한은행은 약 370억원을 들여 739만여주를 사들였다. 최근 아주캐피탈 주가가 7000원대로 지분 가치는 약 570억원으로 올랐다. 당장 지분을 시장에 팔아도 200억원가량을 손에 쥘 수 있다.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붙으면 투자 차익은 더 늘어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주캐피탈 매각으로 가장 이득을 본 건 신한은행"이라며 "매각 과정을 지켜보며 동반매도권만 행사하면 편하게 투자회수를 하게 된다"고 했다.
이어 "지분율이 12%라 주기적으로 공시 의무도 있어 투자 기간을 더 늘리려 하지 않을 것"이라며 "설사 매각이 안 된다 하더라도 배당으로 투자 수익은 꾸준히 가져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신한은행 측은 "아주캐피탈 투자는 재무적 투자 형태로 그간 자산유동화 등에서 금융거래 협업이 꾸준히 진행됐다"며 "매수자 및 투자조건이 가시화되면 매각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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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6년 10월 09일 09: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