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노트7 발화 여파가 좀처럼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삼성전자는 판매 전량에 대해 리콜에 나섰지만, 교환 이후에도 발화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덕분에 선방했지만, 삼성전자에 관련 부품을 납품하는 삼성SDI, 삼성전기 등 전자 계열사들은 전전긍긍하고 있다.

갤럭시노트7 효과는 물 건너 갔다.

삼성전자에 배터리를 납품한 삼성SDI는 3분기에 적자가 확실시된다. 증권업계에선 삼성SDI가 3분기에 500억원에 가까운 영업적자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연초만 해도 삼성SDI의 골칫거리는 전기차 배터리 등 중대형 전지였다. 소형전지가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한다는 전제 하였다. 상황은 급변했다. 갤럭시노트7 배터리 폭발 주범으로 몰리면서 삼성SDI의 2차전지 사업은 사실상 존폐 기로에 섰다.

김영우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워낙 잦은 사업부 매각, 합병 등으로 전분기 대비, 전년 대비 실적을 논하는 것은 무의미한 수준”이라며 “잦은 경영진의 교체 및 인수, 합병 등으로 인해 2차전지 사업부문의 제조 경쟁력 약화는 오랫동안 우려돼 왔었다”고 밝혔다.

삼성전기도 후폭풍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갤럭시노트7 품질 이슈로 공급 일정에 차질이 생겼다. 삼성전자의 3분기 중저가 스마트폰 증산이 기대치를 밑돌면서 관련 부품 수요도 줄었다. 거기에 인력 조정이라는 일회성 비용까지 더해지면서 삼성전기의 수익성은 크게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체질 개선을 위해 제품 다각화와 해외 생산능력 증설을 진행 중이라고는 하지만 시간이 걸릴 문제다. 갤럭시노트7 부품 공급차질은 4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의 시선은 이미 내년으로 넘어가 있다. 그리고 그 기대감은 삼성전자의 갤럭시S8 출시에서 비롯된다.

삼성전기는 역시 듀얼카메라에 대한 관심이 집중돼 있다. 삼성전기는 삼성전자에 갤럭시S8 듀얼카메라를 주도적으로 공급할 가능성이 크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내년 1분기에 출시될 갤럭시S8의 하드웨어 차별화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며 “갤럭시S8은 홍채인식, UHD디스플레이, 듀얼카메라를 탑재할 것으로 보이며, 삼성전기는 듀얼카메라 부문에서 강력한 실적 모멘텀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갤럭시S8은 삼성SDI에 있어 회사의 존립 여부를 판가름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가 갤럭시노트7에서 야기된 공정 상의 문제를 해결해 갤럭시S8에 공급을 할 수 있을 것인지, 그리고 시장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지가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