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실 보전 조건은 그대로"
FI들 입장 "첫 제안과 크게 다른 점 無…회의적"
12일까지 FI 동의 여부에 따라 IPO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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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그룹이 재무적투자자(FI) 지분은 기업공개(IPO)로 전부 매출하고, 두산인프라코어ㆍ두산엔진은 구주 매출 물량을 대폭 축소하겠다는 방안을 제안했다. 밥캣 IPO가 난관을 겪고 구주 매출 물량 배분으로 FI와 충돌을 겪는 상황에서 기존보다 한 발 물러선 입장을 내놓은 셈이다.
FI들이 이 방안에 동의하면 예정대로 오는 11월 밥캣 IPO를 재추진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1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두산그룹은 전날 FI들의 요구사항 등을 반영, 절충안을 마련해 수정안을 FI들에 발송했다. 11월 재상장을 위해 이날까지 동의 여부를 알려달라고 덧붙였다.
최초 두산그룹은 그룹이 보유한 지분을 구주매출하고 FI들은 상장 후에 주식을 매각하는 방안을 제안한 바 있다.
수정 제안에서 두산그룹은 IPO 공모가가 FI들이 우선주에 투자하며 받기로 한 수익률에 미달할 경우 두산인프라코어가 손실을 보전해주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상장전투자(Pre-IPO)에서 두산인프라코어는 FI들에게 투자원금에 연 6.9%의 수익률을 약속했다. 이 수익률을 근거로 보면 두산밥캣 공모가는 3만5000원 이상이어야 두산인프라코어가 추가로 지는 부담이 사라진다.
올 초 두산인프라코어가 두산공작기계를 매각하며 받은 돈과 영업에서 확보할 현금 상황을 감안, 두산인프라코어 구주매출 물량을 줄여도 차입금 상환 대응에는 큰 무리가 없고, 밥캣 지분은 보유하고 있어도 재무적 가용담보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두산그룹의 판단으로 알려진다.
FI들은 아직까지 이에 대한 확답을 내지 않았다. 또 수정 제안을 받아들일 지 여부는 미지수다. 6.9%는 현재 금리 수준에 비춰보면 높은 수준이지만, 당시 시장 상황과 투자 위험 요인 등을 고려했을 때 최소 수익율로 FI들은 이보다 훨씬 높은 수익을 기대했다. FI측 관계자는 "우선주 투자는 채권투자가 아니다"고 언급했다.
또 두산그룹이 IPO주관사 총액인수 수수료와 IPO 비용에 대해 FI들의 매출 분에 대해선 FI들이 부담하는 조건을 붙인 점도 변수로 꼽힌다. "수수료 일부는 부담할 순 있으나 전부 책임질 수는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공모가가 기대에 못 미쳐 두산인프라코어로부터 손실 보전을 받더라도 IPO 수수료를 낼 경우에는 오히려 수익률이 더 낮아진다는 우려다.
다른 관계자는 "수정 제안이 전과 달라진 점은 있지만 FI 입장에서 보면 그리 파격적이지 않다"면서 "수요예측을 다시 한다고 해서 시장 평가가 달라질 가능성도 낮고, 오버행(Over hang) 논란도 사라지지 않아 높은 공모가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당장 상장보다는 내년을 노리는 방안도 있는 데 두산그룹이 연내 상장을 고집하는 이유가 석연치 않다"고 덧붙였다.
FI들이 동의하지 않을 경우, IPO는 원점으로 돌아갈 전망이다. 그렇다고 최초 제안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두산그룹은 자금조달 규모가 줄고, FI들 지분에 따른 오버행 이슈가 남아 주가 상승을 짓 누를 수 있다는 우려가 여전히 남아있게 된다.
한 거래 관계자는 "IPO 실패 이후 두산과 FI간의 재추진을 놓고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다"며 "최종적으로 어떤 구조가 나올지는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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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6년 10월 12일 11:31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