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외화환산손실 규모에 '촉각'
상반기 연결기준 외화부채 12조원대…대부분이 달러부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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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금리인상 기대감에 하락 중인 원화가치가 대한항공의 연말 악재로 부상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원·달러 환율상승 추이에 따라 대한항공의 외화환산손익 규모가 크게 변동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원·달러 환율은 올해 10월 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달 30일 1달러당 1101.3원이었던 환율은 이후 13일 동안 34.6원 뛰었다. 미국의 고용지표가 개선세로 돌아서는 양상을 보이면서 미국 금리가 인상될 것이란 전망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환율상승은 수출기업에는 긍정적이지만 외화결제가 많은 항공사 당기순이익에는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 원화가치가 떨어지면 외화로 조달한 부채에 대한 외화환산손실 규모가 커지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의 올해 반기말 연결기준 차입금은 총 16조3452억원(별도기준 15조5419억원)에 육박했다. 이 중 78%(12조1181억원) 가량이 외화차입금과 외화금융리스 규모로 집계됐다. 이 중 외화자산을 제외한 순외화부채가 96억달러에 달한다. 원·달러 환율이 10원 상승할 경우 960억원 규모의 외환환산손실이 발생한다.
외화부채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금융리스가 42%인 7조3328억원을 차지했다. 항공사가 항공기를 들여오는 방식은 운용리스와 금융리스로 나뉜다. 대한항공은 통상 임차료를 지불하며 항공기를 빌려 쓰는 운용리스 방식이 아닌 임차료 지급 후 소유주 겸 임대인인 SPC(특수목적회사)로부터 항공기 소유권을 이전받는 금융리스 방식으로 항공기를 들여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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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이 해외에서 금융리스 방식을 선택하는 건 미국 수출입은행·유럽 수출보증기구의 보증을 받아 시장금리보다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이점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산업은행 등으로부터 외화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한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항공기·선박 등의 자산가치는 매우 높다"라며 "때문에 국내외 금융기관으로부터 이를 담보로 자금을 조달하기가 용이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금융리스는 회계상 자산과 부채(차입금)으로 동시에 계상되면서 항공사 부채비율에 부담을 준다. 이 때문에 실제로 글로벌 항공사들은 금융리스 비중을 줄이는 대신 운용리스 비중을 늘리고 있는 추세다. 국제 항공시장 내 운용리스 비중은 점진적으로 늘며 지난해 40%수준을 나타냈다. 아시아나항공이나 저가항공사(LCC)들도 운용리스로 항공기를 들여온다. 이는 당장의 조달(영업)비용과 영업이익률에는 부정적이지만 차입금 부담을 가중시키지 않는다.
앞으로 대한항공이 외화부채 조달 필요성이 커질 것이란 점도 환율상승 추이를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대한항공은 급성장 중인 아시아·중동 항공사들에 대응해 지난해 보잉·에어버스로부터 중단거리 항공기 100대(13조원 규모)를 도입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대한항공은 "외화환산손실은 회계상 장부에만 손실로 반영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동시에 이달 발행하는 공모회사채 증권신고서를 통해 투자자들에게 환율리스크에 대해 설명했다. 증권신고서에는 "환율 변동의 위험은 미래 달러 부족량을 정확히 예측할 수가 없어 완전헤지가 불가능하며 완전헤지가 이뤄져도 환율상승이 가격상승으로 이어져 항공수요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며 "환율 변동은 사업·재무위험 측면에서 주요 리스크 요인"이라고 명시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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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6년 10월 16일 09: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