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농수산식품 키운다는 목표는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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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농식품 모태펀드'가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올해 진행한 정기출자사업에는 작년 보다 많은 운용사가 참여했고 지난달엔 도입 후 가장 큰 규모의 펀드도 결성됐다.
하지만 농식품 모태펀드가 국내 농수산식품업을 키우겠다는 당초 정책 취지와는 다르게 운용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2010년 '농식품 모태펀드'를 새롭게 도입했다. 농림수산식품에 대한 투자를 촉진해 국내 농수산식품이 성장할 수 있는 금융환경을 제공하겠다는 의도였다. 이에 따라 농업정책보험금융원(이하 농금원)은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의 자금을 받아 펀드 출자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주요 투자처는 농림수산식품경영체로 농림축산업, 소재 및 생산설비산업, 농림축산·식품·수산업 관련 사업 등이다.
농금원 관계자는 "농식품경영체가 융자가 아닌 투자 유치를 통해 사업을 진행해 성장할 수 있는 금융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농식품 모태펀드의 주 목적"이라며 "도입 초기보다 투자를 유치하고자 하는 업체들도 늘어나고 펀드에 관심을 갖는 운용사들도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실제 농식품 모태펀드 사업은 자리를 잡아가는 모습이다. 올해 진행된 정기 출자사업에는 전보다 많은 운용사들이 몰렸다. 1차 정시 때에는 3곳을 선정하는 스마트팜 분야에 10곳의 운용사가 지원했고 2차 정시에선 경쟁률이 5:1에 달했다. 운용사들의 참여가 저조해 사전에 공고했던 펀드(9개)의 절반 수준(4개)에 만족해야 했던 2014년 1차 정시 출자사업과 대조적이다. 운용자산(AUM)도 꾸준히 늘어 올해 7000억원을 넘어섰다. 8월 기준 운용자산(AUM)은 7600억원이다.
하지만 벤처캐피탈(VC) 업체들은 농식품 모태펀드 '흥행'이 곧 국내 농수산식품업 투자 활성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의무출자 및 우선 손실충당금 등을 완화해 설립 초기 VC업체나 중소형 VC업체들이 '펀드 결성'을 위해 뛰어들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올해 초 농금원은 농식품 모태펀드의 운용사(GP) 의무출자 비율을 기존 5%에서 1%로 낮췄다. 펀드결성액의 3% 수준이었던 우선손실충당금은 폐지했다. 운용사가 펀드손실에 대해 우선적으로 부담해야 할 의무가 사라진 것이다.
한 VC업체 운용역은 "설립 초기 단계의 소형 VC업체들은 일단 펀드를 결성해야 트랙레코드(실적)도 쌓을 수 있다"며 "아무래도 메인 출자자를 확보하면 추가 출자자를 확보하기가 쉬워, 농금원 출자 사업에 지원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농식품 투자에 전문성 등을 갖춰 사업에 참여하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농식품 모태펀드가 실제 도입한 목적과 맞지 않게 운용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농식품 모태펀드 자금을 받은 운용하고 있는 펀드들이 실제 투자하는 업체들 가운데 '국내' 업체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는 곳들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다른 VC업체 운용역은 "러시아산 동태를 수입·납품하는 업체에 투자하는 것이 국내 농림수산식품업체를 육성하는 것인지는 의문이 든다"며 "투자라기 보단 금리 및 환율차이에서 오는 차익을 거두는 것과 다름이 없지 않느냐"고 꼬집었다.
도입한 기간이 짧은 만큼 시간을 가지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농식품 모태펀드 출자를 받아 펀드를 운용 중인 한 VC업체 운용역은 "농금원에서 로드쇼를 개최하며 국내 투자처를 소개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프로젝트 투자로 진행돼 운용 및 관리가 까다롭고 정책적 목적에 부합해야 할 의무도 있는 만큼 운용사의 운용능력이 사업의 성과를 좌우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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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6년 10월 16일 09: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