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창규(KT)·권오준(포스코) 회장 내년초 임기 만료
'최순실 게이트' 의혹 사실로 드러날 경우 現경영진 책임론
반복되는 비리에 금융투자업계 불만·우려 목소리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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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정·재계를 뒤흔들고 있는 '최순실 게이트'에 KT와 포스코 이름이 어김없이 오르내리고 있다. 국민연금이 KT와 포스코의 최대주주이기 때문에 두 그룹은 정부의 입김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구조다. 그렇다보니 양사를 중심으로 한 정경유착 비리가 매 정권마다 되풀이되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투자업계는 "이는 양사 기업가치 제고를 가로막는 중대한 리스크"라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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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와 포스코가 최순실씨가 소유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는 미르재단·K스포츠재단 등에 기부금 형식으로 출연한 총금액은 각각 18억원·49억원이다. 특히 KT는 이사회 의결도 거치지 않고 해당 기부금 출연을 결정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황창규 KT 회장은 시민단체로부터 배임·횡령 등 혐의로 검찰 고발을 당한 상태다.
최근에는 KT와 포스코 임원진이 최순실씨 측근과 연락을 주고받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또다른 비리 의혹도 제기됐다. 시장에서는 검찰 수사가 진행됨에 따라 현재 드러난 의혹 이상의 비리 등이 현실화할 가능성을 크게 점치고 있다. 이미 두 그룹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몇몇 딜(Deal)에 최순실씨 측근이 개입한 정황이 포착됐고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KT와 포스코가 정치권 비리에 휘말린 건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KT와 포스코의 전신인 한국통신과 포항제철은 모두 2000년대초 민영화했다. 양사 지분을 각각 9.61%·10.01%씩 보유한 국민연금이 최대주주로 있기 때문에 사실상 정부가 영향력을 여전히 행사하고 있는 구조다. 두 그룹에서 비리가 끊이지 않는 배경이기도 하다.
KT의 최고경영자(CEO) 인사는 매 정권교체 시기마다 논란이 됐다. 노무현 정권 시절 CEO를 지낸 남중수 KT 전(前) 사장은 2007년 연임에 성공했다. 이명박 정권이 들어선 이후 인사청탁문제·금품수수문제 등 비리문제가 불거지며 불명예 퇴진했고, 이후 실형이 선고됐다.
뒤이어 사장자리에 오른 이석채 전 사장(2009년에 회장으로 영전)도 비슷한 전철을 밟았다. 정보통신부 장관 출신인 이석채 전 회장은 이명박 정권을 거쳐 연임에 성공했지만 박근혜 정권 들어서 중도 퇴임했고, 횡령혐의가 유죄로 밝혀졌다.
황창규 현 KT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 만료된다. 최순실 게이트 관련 수사결과가 내년 CEO 인사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이란 평가다. 수사가 본격화함에 따라 KT와 관련한 의혹들이 추가적으로 확대하고, 비리가 구체화할 경우 황 회장의 연임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황창규 회장의 연임 추진 여부와 관련해선 KT가 얼마 전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차기 CEO는 CEO추천위원회를 통해 연말 또는 내년 초에 결정되는데 현재는 진행된 게 아무것도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연임 가능성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린다.
포스코 역시 CEO들의 비리·불명예 퇴진이 끊이지 않았다. 박태준 회장에서부터 황경로·정명식·김만제·유상부·이구택·정준양 회장들이 임기를 다 마치지 못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전 회장들은 개인비리 등을 이유로 물러났다.
이를 바라보는 금융투자업계는 KT와 포스코의 고질적인 정경유착·정치 비리는 기업가치 제고를 막는 중대한 리스크라고 지적한다. 경영기조가 매번 회장이 바뀔 때마다 바뀌고, 전임 회장 색채 지우기 작업이 이어지는 과정에서 불필요한 금전적 사회적 비용이 지출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구조적으로 비리 문제를 막을 수 있는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하지만 '주인 없는' 회사에서 정치권·재계 관계자들이 이들 회사로부터 얻을 수 있는 편익을 포기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많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통신업계와 철강업계 모두 성장 정체기에 들어선 산업으로 대내외적 각종 위기에 대응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라며 "정권 말기마다 매번 비리문제가 불거지고 관치논란이 재현되는 점은 기업가치 제고에 심각한 문제점"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이번 최순실 게이트가 그룹 문제로 확대할 경우 황창규 KT 회장과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이번 사태를 수습하는 과정·후임 인선을 찾는 과정 모두에서 잡음이 지속될 것 같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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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6년 11월 02일 13:35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