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우려 커진 시기 대규모 전지 공급계약 알린 LG화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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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패러데이 퓨처의 대표 컨셉카 'FFZERO1'
'제 2의 테슬라(Tesla)'로 언급돼온 미래차 업체 패러데이 퓨처(Faraday Future)가 '신기루'로 끝날 위기에 처했다. 자금 조달 문제가 수면 위로 오르며 회사의 실체에 대한 논란이 번지고 있다.
패러데이 퓨처로의 대규모 전지 공급 계약을 알려온 LG화학에도 불똥이 튀고 있다. 전지 사업에 대한 수주 확대를 발표하는 과정에서, 아직 생산기지조차 갖추지 못한 회사와의 계약을 성급하게 알린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패러데이 퓨처는 중국 미디어·IT 업체 러에코(LeEco)의 자회사로 지난 2014년 설립됐다. 올 초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시속 320KM까지 달릴 수 있는 컨셉형 스포츠 전기차('FFZERO1')를 공개하면서 주목받았다. 회사는 올해 1월 약 10억달러를 투자해 미국 네바다 주에 대규모 전기차 생산기지를 세워 내년 하반기 양산에 나서겠다고 알리기도 했다. 업계에선 '테슬라 킬러'로 까지 불리며 기대감을 키웠다.
올해 10월 초엔 패러데이 퓨처가 첫 양산모델에 LG화학이 배터리를 사용할 것으로 알리며 기대감을 키우기도 했다. 당시 LG화학도 배터리 등 비(非)화학 부문의 수익성 악화·LG생명과학과의 합병 진행으로 투자자들의 불만에 직면한 시기였다. 전지 사업에 대한 수주 상황과 전망을 적극적으로 알리며 투자자 설득에 나선 상황이기도 했다. 이웅범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은 “두 회사의 기술적 협력은 전기차 배터리 분야의 진보를 위한 중요한 발걸음이 될 것”이라고 발표 했다.
당시 계약 체결을 두고 의문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실제 9월 말 한국을 방문한 패러데이 퓨처의 왕영(王英 Ying Wang) 부사장(Senior Director)은 인베스트조선을 만나 "LG화학과의 계약 논의는 있었지만 구체적 사항은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직후인 10월 초 공식 계약 발표를 알리기도 했다.
증권사 LG화학 담당 연구원은 "자동차 사업에선 수주와 관계없이 매출 인식이 안 되는 사례가 많아서 계약 자체를 보수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는데, 아직 생산기지 및 양산모델 등 실체가 잡히지 않는 회사가 배터리계약부터 알리는 점이 이해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패러데이 퓨처가 내세운 건 일부 테슬라, 구글 등에서 스카웃한 인력풀과 향후 사업 계획이 전부였지만, 지난해까지만 해도 전기차 부문에서 스타트업이 보일 수 있는 변화속도가 기존 내연 기관차 패러다임을 압도할 것이란 막연한 기대가 있었다"라며 "하지만 기대가 꺼지며 내연기관을 병행해 생산하는 중국의 BYD와 GM의 볼트(Bolt) 정도로 전기차 양산이 가능한 곳이 좁혀지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시장의 우려는 점차 현실화되는 분위기다. 자금 조달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패러데이 퓨처는 지난 9월부터 협력업체로의 대금 지급 및 공장 건설이 연기되며 논란에 섰다. 이달 초엔 합작사인 AECOM을 통해 "2017년 적절한 시기(adjustment period)에 공장 건설을 재개하겠다고 공식 입장을 내놓았지만 투자자들의 우려는 증폭되고 있다. 자금조달 문제가 불거지며 이달엔 모회사인 러에코(LeEco)의 주가가 사흘 새 약 1조5000억원 증발하기도 했다.
15일 로이터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패러데이 퓨처의 생산기지 건설이 중단되며 미국 주 정부와의 갈등도 고조되고 있다. 네바다 주의 재무책임자 댄 슈월츠는 "그 동안 네바다주가 1억7500만달러 규모의 채권 발행을 통한 대금으로 회사의 투자비를 일정부분 보조하는 등 지원책을 펴왔지만, 회사의 실체가 아무것도 잡히지 않는다("not on the hook for anything")"라며 "사실상 또 하나의 폰지 사기 사건"이라며 패러데이 퓨처를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최근 해외에서 러에코(LeEco) 관계자들과 만난 한 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에서 전기차 비즈니스가 계획만큼 되고 있지 않은 것 같다"라며 "내부 직원들부터도 자금 문제도 있고 사업 자체가 벤처에서 시작하다 보니 우리가 자동차 산업을 할 수 있을까 반신반의하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다"고 설명했다.
패러데이퓨처는 기존 LG화학이 생산해온 '파우치형' 배터리 대신 파나소닉이 테슬라에 공급하는 원통형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LG화학이 이미 원통형 배터리를 공급하기로 계약은 한 상황에서 생산설비 추가 투자 등을 검토하고 있는데, 패러데이 퓨처의 현 상황을 보니 정상적으로 운영이 되지 않을 것 같아 보여서 고민이 크다고 전해왔다"고 설명했다.
LG화학은 "고객사 관련 문제는 언급할 수 없다"라며 "아직 공장 자체가 무산된 것은 아니다 보니 지켜보고 있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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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6년 11월 17일 09: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