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하락에 상장폐지 가능성…불확실성 장기화 우려
회계는 곧 신뢰 문제…"문제 치유 전까진 매각 어려워"
-
대우건설 매각이 본격화하기도 전에 감사의견 거절이라는 대형 악재를 만났다. 주가는 하락했고 상장폐지까지 우려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 기업의 신뢰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회계와 관련한 문제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전까진 매각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 14일 대우건설은 외부감사인인 딜로이트안진으로부터 분기보고서에 대해 의견거절 감사의견을 받았다. 감사가 아니라 살펴보는 수준의 분·반기보고서에 의견거절을 한 데 대해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왔다.
산업은행은 지난달 이사회에서 대우건설 매각을 결정하고 앞으로의 전략을 구상하고 있었다. 내년 10월 펀드 만기를 앞두고 여유 있게 추진하려던 상황에서 불똥이 튀었다. 아직 내부 실사나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도 발송하지 않은 상태다.
이번 사태의 가장 큰 문제는 회사의 투명성에 대한 불신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딜로이트안진은 ‘주요 계정의 적정성 판단을 위한 충분하고 적합한 증거를 제시 받지 못했다’고 의견거절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이미 대우건설이 분식회계 문제와 얽힌 전례가 있기 때문에 이번 의견 거절이 수주산업에 대한 불확실성과 산업은행의 관리 부실 의혹을 더욱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연히 인수후보들도 투자 검토를 꺼릴 수밖에 없다.
사업보고서까지 의견거절로 결론이 날 경우 상장폐지를 걱정해야 한다. 산업은행과 증권업계에선 자료를 보강할 경우 상장폐지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지만, 내년 초까지는 불확실성이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결국 일찌감치 매각 검토에 나선 의미가 희석된다.
출렁이는 주가도 문제다. 지난 14일 6730원이던 주가는 17일 5500원으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시가총액은 5112억원이 줄었다. 산업은행 매각 지분 50.75%에 국한해도 2600억원가량 증발했다. 매각을 계획대로 추진한다 치더라도 낮아진 주가를 기준 삼을 투자자와의 이견이 커질 수 있다. 산업은행의 대우건설 주당 투자가격은 약 1만5000원, 장부가는 1만2000원 수준이다.
매각이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이를 타개하기 위해선 결국 불확실성 해소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M&A 업계 관계자는 “회계는 결국 회사의 신뢰도와 관계된 문제기 때문에 이러한 불확실성을 안고는 매각을 추진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빨리 문제를 분석해 치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6년 11월 17일 13:53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