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채널' 성장 한계…제조사와 시너지 수익 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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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오쇼핑이 제조업에서 활로를 모색 중이다. 판매하는 제품을 직접 만들어 홈쇼핑 사업 수익 정체를 극복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유통·소비재 업체들이 성장 한계 극복을 위해 마련하는 흐름이 홈쇼핑 산업까지 옮겨온 모양새다. 롯데나 신세계 등 대형 유통업체들도 식품·화장품·패션제조를 인수하거나 지분 투자를 단행해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지난해 CJ오쇼핑은 중국 프리미엄가전사 하이얼과 코웨이 인수에 나섰다. 올해 동양매직 인수를 위해 입찰 경쟁에 뛰어들었다. 청호나이스와 한경희생활과학 인수도 내부적으로 검토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은 정수기·비데·스팀다리미·가스레인지 등으로 잘 알려진 소형가전제품 제조사로 렌탈사업도 병행하는 곳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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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가전회사 M&A 추진 이면에는 '저성장'에 대한 고민이 깔려있다. 홈쇼핑 산업은 성장이 둔화된 지 오래다. 모바일 쇼핑 시장이 커지며 TV홈쇼핑은 판매 채널로서 경쟁력을 잃었다. 모바일 쇼핑 시장도 이미 포화상태인데다 CJ오쇼핑 수익성도 저하됐고 주가 역시 하락세다. 내부에서도 'CJ오쇼핑 매각' 목소리가 나올 정도였다.
제조업 인수가 진행되면 CJ오쇼핑으로서는 자체 제작 상품을 여러 쇼핑 플랫폼에서 팔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된다. 제품을 CJ오쇼핑 채널에서만 구매하는 방식으로 차별화도 가능하다. 비용 절감 및 수익성 향상 효과를 누리게 된다. 신사업 진출도 덤이다. 쇼핑사업 외에 제조 부문에서도 이익을 거두게 된다.
현대홈쇼핑도 이 같은 전략으로 성장했다. CJ오쇼핑에 비해 사업 시작 시기는 6년이나 늦었지만 업계 불황에도 쇼핑 취급고를 끌어올리며 턱밑까지 쫓아왔다. 현대백화점이라는 유통사 시너지도 있지만 한섬과 리바트, 현대렌탈케어 등 제조업 계열사 덕을 봤다. 작년 9월 현대홈쇼핑은 한섬과 '모덴(MOTHAN)'이라는 홈쇼핑 전용 브랜드를 출시한 것이 대표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홈쇼핑은 플랫폼에 불과하지만 제조사까지 가지면 일종의 콘텐트 파워까지 생기는 셈이다"라며 "특정 제품을 독점 판매하며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고 상대적으로 구매에 따른 혜택을 많이 붙여줄 수 있는 등의 시너지가 크다"고 말했다.
IB업계에서는 CJ오쇼핑이 M&A 시장에 명함을 자주 내밀 것으로 보고 있다. 재무 여력도 갖췄다. CJ헬로비전 매각이 불발되며 대규모 현금 유입은 무산됐지만 현금성자산을 활용하면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매년 1000억~1500억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을 내고 있고, 2000억원가량의 현금성자산도 보유했다.
다른 관계자는 "해외 성장도 제한적이고 모바일 경쟁도 격화된 상황이라 신성장동력 마련이 절실하다"면서 "M&A 및 투자 요구는 꾸준히 제기될 수밖에 없고 실제 성과를 내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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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6년 11월 27일 09: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