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銀 “BIS비율 여유 있는데 무리할 필요 없다”
신한銀 청약 성공…설명회·콜옵션·해외발행 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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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코코본드 발행으로 자본확충을 꾀했던 은행들의 선택이 엇갈렸다. 신한은행은 외화 코코본드 청약에 성공한 반면, KEB하나은행은 내년으로 미루기로 했다. 국내외 정세불안과 불확실성 확대에 대한 우려는 같았지만 자본확충 필요성의 체감도 차이와 그에 따른 대응방식이 이런 결과를 낳은 것으로 풀이된다.
2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최근 연내 계획했던 10년 만기 2000억원 규모 코코본드 발행을 내년으로 넘기기로 방침을 정했다.
미국 대선, 이탈리아 국민투표, 국정농단 사태 등 국내외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며 조달 비용도 덩달아 뛴 탓이다. 발행 기준점인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지난 1일 2.202%였다. 미국 대선이 치러진 8일 이후 50bp(1bp=0.01%)나 올랐다. 1년 이자만 10억원 이상 더 들어가는 셈이다. 가산금리까지 고려하면 지난 6월 발행한 코코본드(금리 2.45%)보다 조달 비용이 크게 높아진다.
하나은행은 연말 미국 기준금리 인상, 기존 발행 코코본드의 자본 상각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성은 있다고 봤다. 그러나 굳이 많은 비용을 들일 만큼 급하지는 않다는 결론을 냈다. 상반기 말 하나은행의 BIS자기자본비율은 16.83%로 시중은행 평균(15.48%)은 물론 4대 은행 중에서도 가장 높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시장금리와 조달비용이 높아진 상황에서 코코본드를 발행하면 순이자마진(NIM)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자본비율도 나쁘지 않은 만큼 내년 상황을 살펴 발행하기로 가닥을 잡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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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은 1일 5억달러(5682억원) 규모 외화 조건부자본증권(후순위채 코코본드) 발행 청약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신한은행 역시 지금 BIS자기자본비율은 낮지 않다. 그러나 상환 및 자본 상각 일정을 감안하면 원래 계획대로 추진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을 내렸다. 앞서 지난 9월엔 30년 만기 3억5000만달러(발행금리 6.82%) 외화 신종자본증권(Tier1)을 발행 10년 만에 콜옵션을 행사해 상환하기도 했다. 이번 발행으로 BIS자기자본비율은 30~40bp 상승 효과가 기대된다.
신한은행은 불안정한 상황에서 발행 성사를 위해 여러 노력을 기울였다. 해외 투자자들에 은행의 안정적인 경영 상황을 수 차례 설명했다. 만기는 10년이지만 5년 후 행사 콜옵션도 붙였다. 조기상환 가능성이 있어 투자자들에 사실상 5년물로 인식시키는 효과가 있다. 장기 투자 부담은 줄면서 5년물 채권에 10년물 금리를 적용 받을 것이란 기대가 생길 수 있다. 청약엔 26억달러의 주문이 몰렸고, 금리는 3월 5억달러 코코본드 때와 같은 수준으로 묶었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선 시중은행 채권에 투자하고 있는 기관들이 새로 싼 가격의 채권을 담게 되면 평가손이 발생할 것이란 우려도 있었다”며 “발행지가 그런 부담이 덜한 해외였던 것도 성공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책은행들도 입장에 따라 다른 선택을 했다.
10월말 이사회를 통해 5000억원 코코본드 발행 한도를 승인했던 산업은행은 연내 발행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 예비적으로 발행 계획을 잡아뒀을 뿐이고 BIS자기자본 비율(14.73%)도 여유가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수출입은행은 지난달 처음으로 만기 10년 5000억원 규모의 코코본드를 발행했다. 조달비용 상승 부담은 있었지만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BIS자기자본 비율을 높이는 것이 급선무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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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6년 12월 04일 09: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