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 사태' 과거가 위 사장 발목 잡을 듯
"진보 위해 순혈주의 타파해야" 지적도
-
신한금융지주의 차기 회장 후보를 결정하는 논의 일정이 약 보름 앞으로 다가왔다. '조용병 신한은행장 쪽으로 무게추가 기운다'는 관측과 '후보가 적어 경쟁과 검증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함께 나온다. 신한 사태 재발을 막기 위해 회장 선임 시스템을 체계화했는데, 외부에 대한 벽이 높아 아쉽다는 평가다.
신한금융이 내세우는 차기 회장 후보군은 10여 명이다. 신한은행·신한카드·신한금융투자·신한생명·신한BNPP자산운용 등 주요 계열사 전·현직 최고경영자(CEO)와 외부 인사 등이 포함된다. 시장에서는 5대 계열사 현직 CEO 중에서 차기 회장이 탄생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차기 회장은) 그룹 경영 회의에 참석하는 사람이 유력하다"는 한동우 현 회장의 언급이 이를 뒷받침한다.
최근 신한금융 안팎에서는 조 행장이 '승기'(勝旗)를 쥐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온다. 신한금융 당기순이익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신한은행장의 존재감을 이겨내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디지털 금융·글로벌·리스크관리·원(One) 신한·따뜻한 금융 등 한동우 현 회장이 선포한 5대 경영 가치 중 글로벌에서 특히 앞섰다는 평가다. 2015년 취임 이후 2년 간 신한은행의 해외 네트워크는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당초 2파전이 될 것으로 예상됐던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은 빅데이터(Big Data) 경영·간편결제 시스템 도입 등 디지털 금융에서 성과를 냈다는 평을 받지만, 신한 사태의 '그림자'가 걸린다. 당시 홍보 업무를 담당해 언론 노출이 잦았던 위 사장은 라응찬 전 회장 편으로 분류됐다. 약 2년 전 신한은행장 자리를 두고 조 행장과 격돌했던 때 위 사장의 발목을 잡았던 약점이 여전하다는 분석이다.
차기 회장은 지배구조 및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에 의해 선임되는 첫 인사다. 한 회장은 2011년 취임 직후부터 CEO를 체계적으로 선임하는 방법을 오랫동안 고민해왔다. 2010년 신상훈 전 신한금융 사장과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이 회장직 후계 구도를 두고 싸운 신한 사태가 재발하는 일을 막기 위해서다. 회추위 설치와 CEO 육성 프로그램 운영 등이 그 고민의 결과물이다.
회추위는 내달 초 회장 선임 관련 논의를 시작할 예정이다. 서너 차례 모임을 가진 뒤 정기 주주총회에 추천할 후보 1인을 같은 달 말 결정할 예정이다. 회추위의 추천을 받은 후보는 내년 3월 주총에서 의결을 거쳐 선임된다.
-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6년 12월 18일 09: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