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FI 교체 시기 돌아오면 또다시 대응방안 마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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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가 SK해운 재무적 투자자(FI) 회수 문제에서 계속 얽매일 것으로 전망된다. SK해운의 재무 여건이 회복되지 않는 가운데 FI들이 그룹차원의 투자회수 보장 조건을 요구하는터라 앞으로도 SK㈜ 부담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2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IMM인베스트먼트는 SK해운 측과 지분 투자 방안을 협의 중이다. 구체적인 투자 지분과 거래 구조는 미정이다. 기존 FI인 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디앤디성장전략유한회사)와 미래에셋대우 등이 갖고 있는 지분과 전환사채(CB)를 매입하는 방식이 거론된다.
거래에 정통한 관계자는 "도미누스 측이 갖고 있는 지분만 사들일지, CB까지 포함해서 인수할 지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면서 "SK 측이 요구하는 투자 지분율에 따라서 전체 구조와 금액이 정해진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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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미누스와 미래에셋대우는 2년 전 SK해운에 투자했다. 당시 HSBC가 보유 중인 지분을 매입했다. 주주간 계약 조건도 유지됐다. HSBC는 2010년 SK해운에 투자하며 2016년 12월 15일까지 기업공개(IPO) 요건을 포함시켰다. 이와 별도로 약 408억원 규모 CB도 사들였다.
SK해운은 IPO가 무산되면서 현재 FI들에게 연 6% 복리이자를 더한 금액을 주고 지분을 되사와야 한다. 투자원금과 이자를 감안하면 약 1600억원 규모다. 1순위 의무자인 SK해운 자금 여력이 부족하다보니 2순위 의무자인 SK㈜이 나서야 했다.
FI 교체가 이뤄지면 당장은 SK해운이나 SK(주)의 현금상환 부담은 사라지게 된다. 하지만 수년뒤 IPO를 비롯한 투자금 회수 상황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수년 후에도 이번처럼 투자금 회수 조건이 만족되지 않으면 결국 SK㈜ 로 부담이 이전될 것으로 전망된다. IMM인베스트먼트 역시 SK㈜가 내놓을 투자회수 조건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
과거의 투자자들 역시 'SK해운' 보다는 'SK그룹'을 보고 투자를 진행했다.
문제는 SK해운의 실적 개선이 여전히 요원하다는 점이다. SK해운 전방 산업인 해운 업황은 지난 몇 년간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올 3분기 227억원의 영업적자와 681억원의 손실을 기록하는 등 부진한 실적을 내고 있고 재무부담은 과중하다. 자회사 SK B&T 상장을 통한 현금 유입도 불투명하다. 결국 SK㈜는 SK해운의 재무 여력이 갖춰질 때까지 FI 투자회수를 책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른 관계자는 "해운 시장 전망이 부정적이라 SK해운만 보고 할 수 있는 거래가 아니다"면서 "아직 투자 회수 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진 않았으나 SK가 FI들 요구 사항을 어디까지 수용할 지에 따라 투자 여부가 달려있다"고 전했다. 이어 "SK입장에서도 SK해운에 대한 지원을 두고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SK해운 측은 "기존 재무적 투자자 투자회수 대응 방안에 대해서는 새로운 투자 유치 등 다방면으로 검토 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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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6년 12월 29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