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마트, 롯데로 편입된지 5년…실적개선은 '요원'
입력 2017.01.05 07:00|수정 2017.01.05 10:01
    연간 이자비용 절감이 유일한 효과
    취급고는 크지만 영업이익률 회복 못해
    일렉트로마트, 공격 행보로 가전수요 흡수중
    • 롯데그룹이 1조원을 들여 하이마트를 인수한 지 5년이 지나가고 있다. 기대와 달리 하이마트는 다양한 롯데 유통채널과 결합되지 못하며 저조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인수 직후보다 가전수요는 줄었고 경쟁사들의 공격 행보는 더 눈에 띄고 있다. 롯데하이마트의 실적개선은 점차 요원해지는 분위기다.

      롯데는 2012년 국내 가전시장 1위 업체였던 하이마트를 무려 1조2400억원대에 사들였다. '승자의 저주'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롯데쇼핑이 가전 유통판로를 확보해 가전시장에서 선두자리를 꿰찰 것이란 관측이 적지 않았다.

      실제로 하이마트는 롯데에 편입된 직후 신용등급이 'A-'에서 'AA-'로 세 단계나 상향조정됐다. 차환발행으로 절감되는 연간 이자비용이 1000억원에 달했다. 롯데 편입 이듬해엔 외형과 이익이 모두 확장세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마주한 유통시장 침체와 해외 직거래 시장 확대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며 저조한 편입 성적표를 받아들기 시작했다.

      롯데는 당시 100여개의 롯데마트 가전매장을 하이마트로 전환하는 '숍인숍' 전략을 택했다. 물량공세로 취급고가 증가하며 당장의 덩치(매출)는 커졌다. 하지만 하이마트의 점포당 매출과 순이익은 오히려 뒷걸음질쳤다. 현재 주가 역시 최고점을 찍은 2014년 1월 대비 반토막이 난 수준이다. 올해는 하반기 기대를 모았던 갤럭시노트7의 판매중단과 아이폰7의 흥행부진으로 하이마트의 실적을 이끌고 있는 모바일 사업부마저 전망이 부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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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엔 일렉트로마트의 적극적 행보가 롯데하이마트의 수요를 대폭 흡수하고 있다. 일렉트로마트는 불과 8개에 그치는 매장수로 점포당 매출을 300억원대까지 끌어올렸다. 450여개에 달하는 롯데하이마트의 점포당 매출은 90억원 수준이다. 일렉트로마트 점포수는 로드샵 위주로 50개까지 늘어날 예정이어서 롯데하이마트의 차별화된 대응책 마련이 주문되고 있다.

      일렉트로마트의 선전은 이마트 실적과도 연동돼있다. 이마트를 찾는 고객수가 증가하며 일렉트로마트는 그 파급효과를 보이고 있다. 이와 달리 롯데마트는 롯데그룹 유통부문의 골칫덩어리가 될 위기에 놓여있다. 국내 할인점 영업이익률은 올해 1% 이하를 나타낼 전망이며 해외의 경우 진출한 지 10년에 달했지만 손익분기점(BEP)를 맞추기 어려운 실정이다.

      시장에선 롯데가 보유 중인 각종 유통채널을 다각도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롯데는 롯데쇼핑을 통해 3400만명에 달하는 멤버쉽 회원을 보유 중이다. 백화점, 면세점에서도 롯데하이마트의 가전제품 판매가 가능하다. 롯데가 "최근 요양전문병원인 보바스기념병원 인수로 실버타운 및 빌트인 가전시장의 B2B 수요를 확장할 수 있는 발판도 마련했다"는 내용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롯데그룹의 '하이마트 키우기' 전략은 출점 외엔 별다른 특색이 없는 모양새다.

      롯데하이마트는 "내년에 재개발·신규 입주에 투입될 가전물량과 하반기 일몰될 단통법에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라며 "회사의 생존과 직결된 온라인 부문에서도 지속해서 투자를 늘려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