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비중 높았던 중국 시장 수익 안정화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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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확장 전략을 펼쳐온 CJ CGV의 재무 부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신용등급은 떨어졌고 주가도 하향추세다.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해외사업 중 비중이 큰 중국시장 수익성 회복이 시급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간 CJ CGV는 국내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해외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왔다. 지난 2006년 중국을 시작으로 미국과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으로 보폭을 넓혔고 2700여개에 달하는 스크린을 운영하고 있다. 인수·합병(M&A)도 잇따랐다. 2011년에는 베트남 영화시장 1위인 '메가스타'를 사들였고 2013년에는 인도네시아 CGV 블리츠(옛 블리츠메가플렉스)를 인수했다.
이 같은 투자기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CJ CGV는 중국 내 신규 출점을 늘리고 있고 M&A 가능성도 열어뒀다. 마르스 외에도 말레이시아 최대 극장체인 골든스크린시네마(Golden Screen Cinemas) 인수를 검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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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적극적인 투자는 재무부담을 가중시켰다.
2015년 말 5793억원이던 총차입금은 작년 9월 말 기준 1조원으로 급증했다. 부채비율과 순차입금의존도는 각 180%, 39.7%로 우호적인 수준은 아니다. 마르스 지분 인수 과정에서도 약 8000억원의 거래대금 중 3000억원 이상을 외부차입 형태로 마련했다. CJ CGV 자체 여력으로 지금과 같은 해외투자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마르스 거래처럼 재무적 투자자(FI)를 구해야 하는데 이 경우 FI와 맺은 투자 계약이 재무부담으로 돌아올 우려가 있다.
신용등급도 하락했다. 지난달 22일 NICE신용평가를 마지막으로 국내 신용평가 3사 모두 CJ CGV의 유효등급을 'AA-'에서 'A+'로 강등했다. 영업현금흐름을 상회하는 공격적인 투자기조를 지속하는 점을 부정적 요인으로 지목했다.
신평사들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자산 매각이나 자본확충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문제는 CJ CGV가 매각할 만한 비영업자산이 불분명하고 유상증자나 ㈜CJ의 자금 지원 가능성이 낮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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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해외 사업장에서 수익성을 높이는 것이 재무부담을 해소할 수 있는 주요 방안으로 꼽힌다. 그 중에서도 투자 비중이 큰 중국 시장의 이익기반이 탄탄해져야 한다. 터키 사업은 이제 막 실적이 반영되기 시작해 투자 대비 수익을 평가하긴 이르다. 베트남 시장도 꾸준한 영업이익을 올리고 있지만 기여도는 높지 않다.
CJ CGV는 작년 초까지 중국에서 영업이익을 거뒀지만 적자전환하며 아직은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제3방'이라는 영화티켓 예매대행 업체들의 티켓 할인 프로모션을 축소하며 관객이 감소한 것이 발목을 잡았다. 이후 중국 박스오피스가 반등하는 조짐을 보였지만 추세적 회복으로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증권업계에서는 올 상반기까지는 지지부진한 실적을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사업에선 일정 수준 이익을 내지만 이것만으로는 현재의 투자 규모를 보완하기엔 부족하다"라면서 "중국 시장 부진한 시점에 대형 M&A가 겹치면서 지난해 재무 구조 악화 문제가 부각됐다"고 했다.
다른 관계자는 "CJ CGV로서는 해외 진출은 숙명이고 선점효과를 누리려면 M&A와 투자가 불가피하다"면서도 "본사 차원에선 당분간 중형급 거래가 쉽지 않아 이미 벌려놓은 곳에서 이익을 회수해 재투자로 연결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CJ CGV 측은 "시장에서 우려하는 만큼 재무 상태가 부정적이라고 보진 않는다"면서 "중국도 영화관람객이 늘고 있어 시장 상황도 큰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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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7년 01월 05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