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설비투자 자금마련 목적
AA급 이상 원하지만…사업성과·그룹 리스크 고려하면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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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삼성그룹의 새로운 이슈어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 부문의 공격적인 투자를 추진하고 있는 삼성그룹이 올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외형확장을 위한 대규모 자금조달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어서다.
다만 사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있다는 점, 그룹 전반적인 검찰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꾸준한 지원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점에서 '삼성'이란 브랜드만으로 조달시장에서 '흥행'을 장담하기엔 어려울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공모 회사채 발행을 추진하기 위해 국내 신용평가사로부터 신용등급평가를 받기 위한 작업에 나설 전망이다. 회사는 지난해 유가증권시장 기업공개(IPO)를 추진, 공모규모는 총 2조2500억원으로 구주매출을 제외한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유입된 자금은 약 1조5000억원 수준이었다. 이중 7400억원은 지난해 11월 착공, 올 2018년까지 완공하는 제 3공장 신설에 사용하며, 기존 1·2 공장에 올해 말까지 400억원의 보완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나머지 금액은 삼성바이오에피스에 4000억원 유상증자와 3037억원의 차입금 상환에 쓸 계획이다.
회사는 향후 4~5공장 신설계획도 세우고 있다. 설립 이후 지난해 7월까지 주요주주인 삼성물산 및 삼성전자로부터 유상증자 및 사모사채 발행을 통해 약 1조5000억원의 자금을 투자 받은 바 있어 향후 추가투자를 위한 자금은 회사채 발행을 통해 모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차입금상환, 3공장 건립 등 상장으로 유입된 자금의 사용처가 확실히 정해져 있는 만큼 향후 4~5공장 건립 및 운영자금마련 등을 위해 대규모 회사채 발행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며 "이르면 오는 상반기 내로 신용등급을 위한 작업을 진행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회사채 시장에서 활발한 활동을 보여왔던 삼성그룹은 지난해부터 현금상환기조로 전환했다. 삼성SDI는 지난해 2000억원의 만기도래 회사채를 현금상환 했고, 삼성물산의 7000억원 규모발행 제외하고 일반회사채 발행은 없었다. 삼성물산의 경우 올해 약 1조7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가 다가오지만 국민연금과의 불편(?)한 관계 등을 고려하면 발행에 나서 '흥행'을 점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 때문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회사채 시장에 등장할 것으로 기대되면서 증권사들은 반기는 눈치다.
현재 회사측에서 기대하는 신용등급은 최소 AA급이다. 국내 바이오 기업 시가총액 1위인 한미약품의 신용등급 A+(안정적)을 넘어 모회사인 삼성물산과 같은 등급이다.
주요 기관투자가들의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선 AA급 이상의 신용등급이 필요할 것이란 평가다. '삼성' 브랜드의 이미지를 고려해 그룹차원에서 주력 신 수종사업으로 투자를 추진하고 있는 기업에 맞는 신용등급이 필요할 것이란 판단이 작용하는 가운데, 삼성 측 또한 신용등급이 예상보다 낮게 나올 경우 회사채 발행 검토를 중단할 가능성도 남아있다.
그룹차원에서 바이오 부문 투자를 진행해 왔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사업적 성과를 수치로 보여주고 있지 못하는 점은 부정적 요인으로 꼽히기도 한다. 검찰의 수사가 삼성그룹에 집중하는 가운데 혹시 있을지 모를 오너 부재의 상황에서 투자가 계속 이어질지 미지수라는 점도 회사채 시장에 선뜻 나서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을 뒷받침 한다.
삼성그룹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삼성그룹이 바이오 사업에 대한 보이고 있는 만큼 향후에도 적극적인 투자를 통한 육성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며 "바이오 산업의 특성상 꾸준한 대규모 자금조달이 필수적이지만 그룹 내 이슈들로 인해 자체적인 지원 여부가 불투명하고, 일련의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는 이상 삼성바이오직스의 외부자금조달의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도 남아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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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7년 01월 08일 09: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