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조용병號 과제는…글로벌·비은행·세대 교체
입력 2017.01.20 07:00|수정 2017.01.19 18:58
    신한은행 제외하고는 신한금융 계열사 해외진출 실적 전무
    비은행부문 강자 타이틀 KB금융에 뺏길 판
    세대교체 필요성 안팎에서 제기돼
    • 신한금융그룹을 이끌 새 회장 후보로 조용병 신한은행장이 낙점됐다. 이변은 없었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향후 조용병 회장후보가 이끌 신한금융이다. 금융권에선 조 회장 후보의 과제로 글로벌 진출·비은행 강화·세대교체를 꼽고 있다.

      글로벌 역량 강화는 한동우 회장이 줄기차게 강조한 사항이다. 조 회장후보가 적임자로 선출된 주요 이유 중 하나도 글로벌 경험이다. 조 회장 후보는 입행 초기 뉴욕지점에서 경력을 쌓아 행장을 맡은 이후 해외 확장에 주력했다. 신한은행장에 부임한 2015년 초부터 2년간 신한은행의 해외 네트워크는 82개로 증가했다. 이 기간 신한은행의 당기순이익 내 해외 비중은 8.7%에서 10.5%로 늘었다.

      이런 성과를 신한은행뿐 아니라 다른 계열사에서도 이뤄내야 한다. 현재까지 신한금융 계열사 중에서 신한은행을 제외하고는 해외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계열사는 사실상 전무하다. 신한카드 가 인도네시아 신용카드 사업을 위한 라이선스를 승인 받은 정도다. 시장의 관심도 조 회장후보가 글로벌 시장에서 얼마나 성과를 내는지에 모아지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이미 국내은행사업은 성숙기에 접어든 만큼 국내 1위 신한금융이 해외에서 어떤 성과를 보여줄 지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고 말했다.

      계열사간 협업은 또 다른 과제다. 신한금융은 업계 최초로 은행과 증권의 시너지를 위해 기업투자금융(CIB)를 출범시켰지만, 아직까지 드러난 성과가 크지 않다. 금융사간 장벽이 허물어지는 시대에 은행-증권-보험을 아우르는 수익모델 구축이 필요하단 지적이다.

      더불어 비은행 부문 강화도 이뤄내야 한다. 신한금융은 신한카드-신한금융투자-신한생명 등 탄탄한 자회사를 거느리며 비은행 강자란 타이틀을 얻었지만, 최근 들어 빛이 바래고 있다. 지난 2015년 42%까지 올랐던 비은행 부문 순익 기여도는 작년 3분기 말 34.5%까지 떨어졌다.

      한 증권사 은행 담당 연구원은 "수익 다각화는 모든 은행의 지향점인데, 지난 해 증권·보험업황 악화로 신한금융은 비은행 순익 기여도가 퇴보했다"면서 "현대증권 인수 후 비은행 비중을 30%대까지 늘린 KB금융그룹에 1등 자리를 빼앗길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안정적인 세대교체의 필요성은 커지고 있다. 신한금융의 주요 계열사 CEO들의 연령대는 50대 중후반이다. 타 금융사보다 연공서열을 중시하다 보니, 조직원의 연령대가 상대적으로 높다는 평가다. 조 회장후보(1957년생)가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1948년생)과는 10살 터울 나는 만큼 세대교체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당장 2월로 예정된 신한은행장 후보에 누가 오를지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한 신한금융 관계자는 “타 금융사의 경우 50대 초반의 임원들이 나오는 등 금융권 전체적으로 젊어지고 있는 추세라 신한금융도 세대교체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다만 당장 ‘물갈이’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외부에서 내려온 낙하산 인사가 아닌지라 당장 친정체제 구축이 필요 없는데다, 그룹 차원에서 안정성을 강조하는 만큼 당장의 큰 변화를 주기는 힘들다는 관측이다.

      조 회장후보는 20일 열린 이사회 의결을 통해 최종후보로 확정되고 이후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를 거쳐 신한금융 차기 회장으로 공식 선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