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수익·新사업 찾아 일반기업 등 민간 출자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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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조성된 벤처펀드 규모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신규 투자금 역시 크게 늘었다. 투자수익과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려는 일반 기업들까지 벤처펀드 출자자로 이름을 올리는 등 투자자 다변화가 주효했다는 풀이가 나온다. 개인 투자자로만 이뤄진 벤처펀드도 등장해 벤처 투자 시장의 외연이 넓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23일 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2016년 한해 동안 3조1998억원 규모의 벤처펀드가 조성됐다. 이는 2015년 보다 17.9% 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한해 신규로 조성된 벤처펀드 규모가 3조원을 초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규 결성된 벤처조합 역시 8% 포인트 증가한 120개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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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펀드에 사상 최대 규모 뭉칫돈이 몰린 이유는 민간 출자금액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은행·증권사 등 금융사 외에 일반 대기업과 개인 투자자의 벤처펀드 참여가 두드러졌다. 벤처 생태계를 조성한다는 정책적 목표에 따라 모태펀드·성장사다리펀드·지자체 등 정부 출자 증가도 영향을 줬다.
지난해 벤처펀드에 출자한 출자자 가운데 정부(모태펀드 포함)·산업은행·성장사다리펀드를 제외한 민간출자자 비중은 63.1%로 2015년에 비해 8.21% 포인트 증가했다.
모태펀드 관계자는 "정부 출자가 늘어난 데다 궁극적으로는 새롭게 벤처펀드 출자에 나서는 민간 투자자가 많아지면서 벤처펀드에 자금이 몰렸다"며 "중소기업청과 벤처캐피탈협회에서 집계하지 않는 신기술사업투자조합까지 포함하면 규모는 더 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중소기업청과 벤처캐피탈협회는 중기청 관할인 창업투자조합과 벤처투자조합(KVF) 결성규모와 신규투자액만 집계한다.
실제 벤처펀드 출자에 나서는 투자자의 면모는 다양해졌다.
연기금·공제회가 벤처펀드 조성에 나섰다. 경찰공제회는 지난해 200억원을 벤처펀드에 출자했다. 경찰공제회가 벤처펀드 조성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고용보험기금은 2013년 이후 3년 만에 벤처펀드를 결성했으며 고용보험기금과 산재보험기금, 사학연금 역시 출자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각각 400억원, 500억원, 700억원 규모의 투자금을 벤처펀드에 출자했다.
증권사 등 금융회사 외 일반 대기업의 벤처펀드 조성이 두드러졌다. 금융회사와 일반기업이 공동 출자해 벤처펀드를 만들기도 했다.
벤처 스타트업에 직접 투자했던 GS홈쇼핑은 벤처펀드에 출자하는 방식을 새롭게 택했다. 한국IT펀드 등에 출자해 현재까지 8개 벤처펀드에 500억원 규모를 투자했다. CJ오쇼핑 역시 CJ그룹 계열 벤처캐피탈(VC) 업체 타임와이즈인베스트먼트가 조성하는 펀드에 100억원을 출자했다. 지난 10년간 국내에서 조성된 벤처펀드에 1600억여원을 출자한 네이버는 최근 해외 VC업체와 함께 벤처펀드를 결성했다. 네이버가 해당 펀드에 투자한 금액은 1억 유로(우리돈 약 1200억원)이다.
미래에셋그룹은 셀트리온·네이버·GS리테일 등 국내 주요 기업들과 공동 출자해 최대 1조원 규모 벤처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다. 금융회사가 일반 민간 기업과 공동 출자해 펀드를 조성하는 첫 사례다. 미래에셋그룹은 SK그룹·LG그룹과의 공동 출자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기업 역시 벤처투자에 나서고 있는 모양새다. 그룹 내 투자조직을 신설하거나 개편하고 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현대그룹이 창업투자회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며 "이외에도 최근 국내 대기업들이 사내 투자조직을 다듬어 벤처투자에 적극 나서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SK그룹의 경우 작년 초 SK㈜ 내 계열사들의 투자를 전담하는 통합금융솔루션팀(IFST) 신설을 추진했으나 무산된 바 있다. LG그룹 역시 유망 해외 스타트업을 발굴·투자하는 투자전담 조직 설치하려는 내부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증권사를 통한 개인 투자자의 벤처펀드 참여도 늘었다. 한국투자파트너스는 계열 증권사인 한국투자증권을 통해 신탁형 벤처펀드 조성에 제일 처음 나섰다. 현재 운용 중인 신탁형 벤처펀드는 7개다. 계열 증권사가 없는 IMM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5월 하나금융투자 등과 함께 235억원 규모 벤처펀드를 조성했다.
한 VC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도 개인자금을 활용해 벤처펀드를 만드는 사례가 있었으나 미미했다"며 "최근에는 계열 증권사 등을 통해 펀드 약정금액의 88%~90%를 개인자금으로 펀딩하는 등 개인 투자자의 참여가 눈에 띄게 늘어 VC업체를 찾는 증권사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벤처펀드에 시장 자금이 몰리는 이유는 상대적으로 높은 투자수익을 거둘 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에 더해 일반 기업들의 경우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기 위한 전략도 고려됐다.
한 VC업체 운용역은 "저금리에 시장의 자금은 많은데 투자할 곳이 마땅치 않아 벤처 투자 시장으로 돈이 몰렸다"며 "벤처펀드의 경우 내부수익률(IRR)이 최소 5% 이상은 나고 크게 성공할 경우 최대 몇 십프로까지 나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기업의 경우 투자수익은 물론 미래 먹거리를 발굴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벤처펀드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며 "향후에도 이런 움직임은 더욱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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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7년 01월 20일 10:48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