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부실 눈감아주지 않는 회계사들
업계 "이제서야 원칙에 맞게 감사 진행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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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대우건설의 회계분식 사태 이후 일선 회계사들의 감사 풍토가 급변하기 시작했다. 딜로이트안진 사태처럼 부실감사의 책임소재를 일선 회계사들에게 묻고 자칫 구속기소까지 발생하는 상황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회계법인들이 수주산업 기업들의 부실한 회계처리를 눈감아주는 분위기를 찾기 어려워졌다는 언급들이 자주 나오고 있다. 젊은 회계사들을 중심으로 기업들의 회계부실을 잡아내고 투자자들에게 정확한 회계정보를 제공하려는 움직임이 강해졌다.
과거 회계사들은 기업의 의심스런 회계처리를 발견해도 넘어가야 하는 경우가 잦았다. 특히 건설사들처럼 정확한 매출 측정을 꺼리거나 어려워하는 기업들로부터 불충분한 자료를 받더라도 계약 갱신을 고려해 별다른 대응없이 넘어가곤 했다. 한 대형 회계법인 관계자는 "과거엔 감사를 위한 추가자료를 요청해도 자료는 주지 않은 채 관심을 다른 데로 돌리려는 기업들이 많았고, 회계사들이 내놓을 만한 대응책은 부족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젊은 회계사들은 과거 세대의 실수(?)를 범하지 않고 있다. 윗선에서 회계부실을 묵인하려는 경우엔 실무선에서 책임소재 문제를 강하게 되묻고 있다. SNS 등을 통해 기업들의 그릇된 관행을 자유롭게 공유하는 데도 주저하지 않고 있다.
또다른 대형 회계법인 관계자는 "한 회계법인에 오래 몸담는 젊은 회계사들의 수가 감소하는 가운데 승진이나 상사와의 관계와 무관하게 기업의 부실한 태도를 넘기지 않는 경우가 많아졌다"라고 말했다.
따져보면 과거와 달라진 업계 풍토에는 일련의 분식회계 및 부실 감사에 대한 처벌이 강해지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금융당국은 분식회계를 한 기업뿐 아니라 부실감사에 대한 책임이 있는 회계법인에 대한 처벌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기업의 분식회계 관행을 방지하기 이한 각종 근절안 마련에도 속도를 높이고 있다.
5조원대 분식회계와 21조원대 사기 대출 혐의로 기소된 고재호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최근 서울중앙지법 법원의 1심 재판에서 징역 10년의 선고를 받았다. 대우조선해양의 외부감사인이었던 딜로이트안진은 회사의 분식회계를 방조한 혐의로 기소가 된 상황이다.
그동안 논의만 무성한 채 제도화되지 못했던 부분들에 대해서는 고삐가 조여지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이달 들어 회계투명성 제고안을 발표했고 국무회의를 통해 회계부실 때 기업과 감사인을 모두 제재하는 내용의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외감법)'도 통과됐다. 수주산업 기업에 대해서는 외부 감사인이 회계감사 중 투자 위험요인으로 판단되는 내용을 투자자에게 알리는 핵심감사제(KAM)가 적용된다.
업계에 정통한 관계자는 "회계부실 사태에 관련된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이 반복되다 보니 기업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이 본인이 일하기 편한 회계법인을 골라 감사를 진행하고 회계법인들도 이 과정에서 분식의 유혹을 쉽게 뿌리치지 못해 온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회계법인들을 둘러싼 엄격해진 최근의 분위기가 장기적으로는 투자자들에게 정확한 회계정보를 제공하는 환경으로까지 이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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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7년 01월 24일 10:22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