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적으로 평가 받는 신한 문화에도 변화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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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신한금융 수장으로 조용병 내정자가 선임되면서 그가 그리는 '청사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비은행부문·글로벌 역량 강화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보수적’이라고 일컬어지는 신한의 조직문화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조 내정자는 신한 회장후보 선출 과정에서 1위 수성을 강조했다. 성장이 정체되는 금융권 환경에서 1등 금융사로서 지위를 유지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를 위해 우선적으로 비은행 부문 경쟁력 확대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금융은 국내 금융지주사 중에서 포트폴리오가 가장 탄탄한 금융지주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최근 비은행부문의 성장이 정체되고 있다. 지난 2015년 42%까지 올랐던 비은행 부문 당기순이익 기여도는 작년 3분기 말 34.5%까지 떨어졌다.
금융권에선 KB금융그룹의 빠른 성장세에 자칫 1위 수성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KB금융은 현대증권(KB증권) 인수 등을 통해 비은행 부문 수익을 30.2%까지 늘렸다. KB증권의 순익이 100% 반영되는 올해 비은행 비중을 36%까지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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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증권사 은행 담당 연구원은 "수익 다각화는 모든 은행의 지향점인데, 지난해 증권·보험업황 악화로 신한금융은 비은행 순익 기여도가 퇴보했다"면서 "현대증권 인수 후 비은행 비중을 30%대까지 늘린 KB금융그룹에 1등 자리를 빼앗길 가능성도 있는 만큼 비은행부문 강화에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글로벌 진출은 더욱 속도가 붙을 것으로 관측된다. 조 내정자가 신한은행장으로 부임한 2015년 초부터 2년간 신한은행의 해외네트워크가 82개로 증가했으며, 신한은행의 당기순이익 내 해외 비중은 8.7%에서 10.5%로 증가했다. 이제 그룹 회장에 오른 만큼 은행뿐 아니라 다른 계열사의 해외진출도 더욱 활발하게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새롭게 주목 받는 부분은 ‘신한 문화’다.
조 내정자는 차기 회장후보로 결정되고 난 후 신한 문화에 대해 “개방성과 수용성, 그리고 도전과 혁신이 있어야 한다”며 “조직이 커졌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계승 발전해야 되는 것 아니냐”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이 발언을 두고 신한 문화에 변화를 주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신한금융은 국내 금융지주사 중에서도 유독 ‘순혈주의’가 강하고 보수적이란 평가를 받아왔다. 그만큼 안정성이 높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받았지만, 그룹이 점점 커져가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꾸준히 나왔다.
특히 강력한 경쟁자로 꼽히던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 후보가 경쟁 막판에 사퇴하자 "자산 400조 굴리는 1등 금융그룹 회장 후보가 한 명인 셈"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조 내정자가 직접 개방성과 수용성을 언급한 만큼 폐쇄적인 인사 시스템 등 조직문화 전반의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조 내정자의 발언 중 가장 주목을 받는 부분이 신한 문화와 관련된 부분이다”라며 “당장 큰 변화를 이루긴 힘들겠지만, 차후 인사 및 조직개편에서 이런 점이 어떤 형태로 반영될 지 주목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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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7년 01월 24일 16:16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