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홈쇼핑, 지난해 인도시장서 262억 순손실 기록
경영진들도 전략 짜기 어려운 시장
각각 내실경영·영업효율화에 집중 예정
-
국내 홈쇼핑 업계 양걍인 GS홈쇼핑·CJ오쇼핑이 인도 시장을 놓고 진퇴양난에 빠졌다. 인도 시장에서 순손실 기조가 이어지고 있지만 잠재 성장성이 높은 인도를 대체할 다른 시장이 마땅치 않아서다.
GS홈쇼핑은 당분간 내실 경영을 통해 인도에서의 적자 폭을 줄여나간다는 방침이다. CJ오쇼핑은 지난해 인도에서 적극적으로 진행한 투자가 성과를 볼 수 있도록 현지화 전략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 "중국 순이익 갉아먹어"…인도법인 합산 순손실 525억
지난해 GS홈쇼핑의 인도법인 당기순손실 규모는 전체 해외법인 순손실 액수를 뛰어넘는 262억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동안의 중국법인 합산 순이익(198억원) 규모를 한참 웃돌았다.
한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취급고 규모가 1000억원에 불과한 인도 시장이 수익을 내고 있는 중국법인의 성장을 갉아먹고 있는 셈"이라고 표현했다. 인도에서의 부진으로 GS홈쇼핑은 최근 3년간 해외법인 실적은 순손실 기조를 나타냈다.
CJ오쇼핑 역시 인도에서의 타격이 크다. 지난해 인도법인의 순손실은 GS홈쇼핑과 유사한 264억원이었다. 작년 4분기에만 인도 시장과 관련해 539억원 규모의 손상차손을 반영한 탓이 컸다. 이는 같은 기간 회계상 반영된 전체 해외 관련 손실의 70%에 달하는 수치다.
두 업체가 인도에서 고전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인도는 중국 다음으로 홈쇼핑 시장의 성장성이 큰 곳이다. 그러나 경제발전 속도가 그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2020년을 기점으로 인도 인구가 중국 인구를 추월하는 동시에 중산층 인구가 급증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라며 "홈쇼핑이 유통업종 중 그나마 해외에서 성장성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 인도 사업이 유지 또는 확대를 지지해주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어 "인도는 잠재 성장성은 크지만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아 물류비용이 대거 투입되고 있다"라며 "지난해엔 화폐개혁까지 단행해 송출수수료 및 인건비 증가를 둘러싼 불확실성까지 확대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
◇ 성장성 크지만 이익 안나오는 시장…업체들 '진퇴양난'
국내에서의 과잉경쟁과 인구 성장률 둔화로 진출한 인도에서 성과가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다. GS홈쇼핑이 16.6%의 지분을 보유 중인 인도법인 '홈숍(Homeshop) 18'은 50%에 달하는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CJ오쇼핑이 세운 합작법인도 2위권에 포진, 인지도를 높이는 성공했다. 국내 업체들은 주로 인도 업체들과 손을 잡아 방송 채널을 확보하는 식으로 시장 지위를 확보해나가고 있다.
결국 양 사 모두 인도 시장에서 발을 빼기도 투자를 확대하기도 어려운 처지인 셈이다. CJ오쇼핑은 GS홈쇼핑보다 고민이 더 크다. 대규모 손실처리로 자본금이 순자산 수준인 201억원으로 감소하며 인도법인의 청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인도법인을 놓고 거론되는 청산, 매각 또는 제3의 투자자 확보 중 어느 하나도 CJ오쇼핑 선택할만한 적절한 선택지는 아니다. 선택과 집중 차원에서 매각을 시도하려 해도 인도 시장에선 어려운 얘기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인도에선 아직도 인수·합병(M&A) 시 주가매출액비율(PSR)에 기반해 회사 가치를 평가할 정도로 국내와는 크게 다르다"라며 "유통업계 경영진들조차 시장을 내다보고 전략을 짜기가 어려운 시장"이라고 전했다.
GS홈쇼핑은 당분간은 영업효율화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GS홈쇼핑 관계자는 "당분간은 합작법인의 지분율을 늘리기보다 비용절감 등의 효율화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CJ오쇼핑 관계자는 "지난해 인도시장에서 공격 투자를 진행한 만큼 투자성과를 지켜보며 인도 시장에선 내실경영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7년 02월 09일 15:01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