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지방지주 실적, M&A서 희비 갈렸다
입력 2017.02.14 07:00|수정 2017.02.14 07:00
    JB금융, '나홀로' 순익 고성장세 시현
    "적확한 M&A·적절한 전략 덕분" 평가
    "DGB, 투자자 발 M&A 압박 받을 수도"
    • JB금융지주의 지난 해 당기순이익이 30% 이상 성장했다. 한 자릿 수 증가에 그친 BNK금융, 전년보다 순익이 감소한 DGB금융과 대조적인 모양새다. 인수·합병(M&A)한 자회사 덕을 톡톡히 봤다.

      "두 지주는 은행 의존도를 낮출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DGB금융에 대해서는 비은행 금융회사 인수를 통한 수익 다각화 압력이 거세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JB금융은 2016년 순익이 전년 대비 33.8% 늘어난 2019억원을 기록했다고 10일 밝혔다. 자회사 성장세가 두드러진 덕분이다. 2011년 인수한 JB우리캐피탈과 2014년 그룹에 편입한 광주은행이 각각 701억원, 1014억원의 순익을 냈다. 성장률은 14.5%, 78.7%에 이른다.

      광주은행은 이자이익을 700억원 가까이 늘렸다. 4분기 희망퇴직 비용 339억원이 반영됐음에도 호실적을 기록한 배경이 됐다. 다만 신용카드와 기업 부문의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이 각각 20bp(0.2%), 4bp 상승한 점은 부정적이다. JB우리캐피탈은 전체 자산의 80%를 차지하는 자동차금융 시장이 안정적으로 성장한 덕분이다.

      같은 기간 BNK금융은 5016억원의 순익을 달성했다. 성장률은 3.32%에 그쳤다. JB금융의 광주은행 인수와 비슷한 시기에(2014년) 사들인 경남은행은 순익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2015년 48억원 흑자를 냈던 BNK저축은행도 81억원의 영업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DGB금융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2650억원(YoY 1.2%)의 순익을 낸 대구은행을 제외하면 전체 순익의 5% 이상을 내는 계열사가 없다. 2015년 190억원의 순익을 내 그룹 내 기여도 2위를 차지했던 DGB생명(옛 우리아비바생명, 2015년 인수)도 순익이 30% 넘게 감소했다.

      양대 지방 금융지주가 고전을 겪는 동안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인 JB금융에 대해 '지방의 KB금융'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KB금융 역시 현대증권(KB증권)과 LIG손해보험(KB손해보험)을 성공적으로 인수한 뒤 순익 2조원을 회복하고, 신한금융의 주가를 제치는 등 긍정적인 분위기다.

      특히 현지 영업에만 주력했던 부산·경남·대구은행과 달리 광주은행은 적극적으로 수도권 시장에 진출하면서 성과를 냈다는 관측이다. 수도권 부동산 경기가 호황을 누리면서 광주은행은 가계대출을 확대했지만, 다른 지방은행은 대출 성장에 한계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타 지방지주에 대한 M&A 압박으로 귀결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한 증권사 은행 담당 연구원은 "JB우리캐피탈이라는 매력적인 비은행 금융사 인수와 광주은행의 수도권 진출이라는 적절한 전략이 운 좋게 맞아떨어진 결과"라면서 "BNK금융과 DGB금융은 은행 의존도를 낮출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다른 신용평가사 연구원은 "DGB금융이 아주캐피탈·현대자산운용·DGB생명 등 타 금융사 인수에 몇 차례 실패할 때 우려했던 일이 발생한 것"이라면서 "이 같은 현상이 지속된다면 투자자로부터 비은행 금융사 M&A에 대한 압박을 받게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