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진출, 선택 아닌 필수"
글로벌 M&A 속도내는 넷마블 vs R&D 집중하는 N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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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마블게임즈와 엔씨소프트가 글로벌 게임시장에서 활로를 모색 중이다.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는 국내 게임시장을 넘어 해외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하지만 양사의 전략은 엇갈린다. 넷마블게임즈는 글로벌 M&A시장에 적극 나설 채비를 하고 있는 반면 엔씨소프트는 신작 개발 등 R&D에 집중하고 있다.
넷마블게임즈(이하 넷마블)와 엔씨소프트(이하 NC)는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한해 장사를 마무리 했다. 넷마블은 연결기준 매출 1조5061억원, 영업이익 2954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도 대비 40%, 31% 증가한 수치다. NC 역시 큰 폭의 성장세를 보였다. NC가 거둬들인 지난해 매출은 연결기준 9836억원으로 전년도 보다 17% 늘었고, 영업이익도 38% 증가해 3288억원을 기록했다.
역대 최대 실적을 낸 양사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수요가 한정적인 국내 게임시장의 한계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지적이다. 결국 성장해법은 해외 시장 진출이라는 분석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출시한 리니지2 레볼루션과 리니지 레드나이츠 흥행으로 넷마블과 엔씨소프트 모두 실적이 크게 증가했고, 올해 역시 리지니 기반 게임의 흥행 성적이 실적을 판가름 할 전망"이라면서도 "장기적으로는 이미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국내 시장을 고려할 때 글로벌 시장에서도 인기를 끄는 신작을 내놓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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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국내 게임시장은 2011년까지 10%대의 고성장을 이어 오다 2012년부터 한 자릿수대 성장률을 나타냈다. 세계 게임시장은 여전히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회사 슈퍼데이터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모바일 게임시장 규모는 410억달러(우리돈 49조원)으로 2015년 보다 18% 성장했다. PC 온라인게임 시장 역시 전년도 보다 6.7% 성장해 360억달러(43조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넷마블과 NC도 '글로벌' 시장을 공략으로 새 활로를 찾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하지만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양사의 전략은 엇갈려 시장과 투자자들이 주목하고 있다.
넷마블은 적극적인 해외 개발사 인수·합병(M&A)을 키워드로 삼았다. 넷마블은 2016년 한해 동안 다섯 차례에 걸쳐 M&A시장에 명함을 내밀었다. 지난해 7월 미국 자회사 잼시티가 현지 '마블 어벤저스 아카데미' 제작사 타이니코를 인수했고, 12월엔 미국 게임개발사 카밤(Kabam)의 캐나다 벤쿠버 스튜디오를 9000억원에 인수했다.
IB업계 관계자는 "넷마블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공격적인 M&A에 나서고 있다"며 "최근엔 북미 시장 진출을 위해 스코플리(Scopely), 글루게임즈(Glu games), 소셜포인트(Social point) 등 현지 유명 게임사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고 말했다.
넷마블은 올해 기업공개(IPO)를 통해 조달하는 자금을 활용해 더욱 공격적인 M&A에 나설 계획이다. 방준혁 의장은 그간 공공연하게 "과감한 M&A를 통해 중국·일본·동남아 등 아시아를 넘어 북미시장에서 승부를 볼 것"이라고 밝혀왔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해외에 진출했던 국내 게임사 중에 현지에서 성공한 사례는 컴투스가 거의 유일하다"며 "게임 유저들의 취향이 각 국 마다 다르기 때문에 국내 개발진이 개발한 게임이 현지에서 성공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점을 고려해 넷마블은 현지 개발 게임사나 개발인력을 포섭해 개발단계부터 현지화 된 게임을 내놓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NC는 M&A보다 연구·개발(R&D)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7일 진행된 컨퍼런스 콜에서 NC는 "올해는 모바일 버전의 대규모 MMORPG(대규모 다중사용자 온라인 롤 플레잉 게임) 개발과 출시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엔씨소프트는 매년 매출의 20% 가량을 R&D에 투자해왔고 올해도 비슷한 규모 혹은 그 이상의 자금을 R&D에 투입할 계획으로 알고 있다"며 "리니지의 모바일 MMORPG인 리니지M과 모바일 버전의 블레이드 앤 소울 등을 개발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증권사 연구원은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말 기준 8934억원의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어 M&A에 나설 여력이 충분해 향후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해 넷마블과 같은 행보를 보일 가능성도 있다"며 "다만 과거 M&A에 나섰다 실패한 경험으로 인해 M&A를 주저하는 경향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실제 NC는 지난 2012년 SK텔레콤 및 개인주주로부터 엔트리브소프트 지분 및 경영권을 1220억원에 인수했다. 온라인 게임을 강화하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엔트리브소프트는 인수 이후 모회사와의 시너지를 내긴커녕 수년째 적자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NC는 2015년 온라인게임 사업부문은 스마일게이트에 매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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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7년 02월 12일 09: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