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열 미래에셋 CRO "채권 위기 선제대응…다양한 대체투자 기회 찾는다"
입력 2017.02.16 07:11|수정 2017.02.16 13:44
    [2017년 4대 증권사 CRO 인터뷰 : 미래에셋대우]
    경력 다양한 관리형 CRO
    "채권 선제적 축소…대체투자 꼼꼼히 관리 중"
    "신규 업무·시장 선점 효과로 수익성 강화 가능"
    •  [편집자주] 국내 증권업계에 위기의 그늘이 짙게 드리워지고 있다. 천수답(天水畓)식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은 더이상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고, 지난 몇 년간 든든한 수익원이 됐던 채권평가이익과 주가연계증권(ELS) 관련 수익은 역으로 숨통을 조이고 있다. 국내외 정치 상황에서 비롯된 불확실성 속에서 증권사들은 생존과 수익성 확보를 동시에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럴 때일수록 최고리스크관리책임자(CRO)의 책임은 더욱 막중해진다. 만의 하나 있을지도 모르는 급변사태를 대비하며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영업부서에 발판을 놓아줘야 한다. 인베스트조선은 국내 4대 대형증권사의 CRO를 차례로 만나 리스크관리 철학과 올해 계획을 들어봤다.

    • "초대형 투자은행(IB)에 주어지는 신규 업무와 1위 사업자의 시장 선점 효과로 이익 목표치를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 채권은 작년부터 보유액을 줄여나가고 있고, 듀레이션(Duration) 축소·한도 하향 조정 등 관리를 강화했다. 해외 부동산 등 대체투자 자산은 충분한 검토를 거쳐 매입을 결정한다. 심사 인력을 확충해 꼼꼼히 관리하겠다."

      1등 증권사의 최고리스크관리책임자(CRO)를 맡은 이만열 미래에셋대우 리스크관리부문 대표(사진)는 부담보다 설렘이 더 크다고 했다. 그는 큰 폭의 채권평가손실이 우려되는 상황에서도 "선제적으로 대응했다"며 자신감을 잃지 않았다.

      미래에셋대우는 해외 부동산 투자를 가장 활발히 하는 투자회사로 투자자들에게 인식돼있다. 해외 부동산에 투자하고, 이를 공모형 펀드로 만들어 일반투자자에게 판매한 것도 미래에셋대우가 처음이다.

      이 대표가 말하는 해외 부동산 리스크관리 원칙은 ▲대내외 악재 영향이 적은 선진국의 ▲우량  임차인을 보유한 자산에 투자한다는 것이다. 중장기적 변동성이 적고 임대수익이 꾸준하기 때문에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일반 투자자를 위해 전담 조직도 만들었다. 불완전 판매를 막고, 고객의 자산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합병 전 옛 대우증권은 항공기금융에 선도적인 증권사였다. 하나의 거래에 최소 수천억, 많게는 조 단위의 자금이 오간다. 합병 이후 이 자산에 대한 리스크관리 책임은 이 대표의 관할이 됐다. 금융시장 일각에서 항공기금융에 다소 부정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이 대표는 긍정적이었다. 그는 "여객 및 화물운송 시장이 아직 성장 중이라 위기라고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다양한 지역과 자산에 대한 투자 경험을 쌓으며 리스크관리 노하우도 축적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이 대표는 올해 '먹거리'로 해외 위탁매매(Brokerage)와 투자은행(IB) 사업을 꼽았다. 운용(Trading) 부문도 주력 수익원 중 하나다. 합병 원년이라 높은 이익 목표를 수립한 것으로 전해졌는데, 신규 업무 시너지와 시장 선점 효과 등으로 이뤄나가겠다는 계획이다. 미래에셋금융그룹의 해외 네트워크를 통해 부동산을 포함한 다양한 대체투자 기회도 찾고 있다.

      초대형 IB에 가장 가까운 증권사가 된 만큼 금융당국의 정책 방향에 목소리도 냈다. 현재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을 중심으로 한 파생상품 관련 규제가 개선될 필요성이 있다는 평가다. 종합투자계좌(IMA)는 증권사가 원금 보장이라는 부담을 지는 만큼, 다양한 성과 보수를 허용해달라는 바람이다.

      이 대표는 2000년 미래에셋금융그룹에 합류해 기업금융(IB)과 장외파생상품, 해외법인장 등을 역임했다. 경험의 폭이 넓은 관리형 CRO로 평가된다.

      아래는 인터뷰 전문.

      - 내부적으로 높은 이익 목표를 수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력 수익원은 무엇인가.

      "자산관리(WM)와 해외 위탁매매를 기반으로, IB 사업 및 여기서 비롯되는 수수료, 그리고 운용을 강화하고자 한다. 제4차 산업혁명 관련 혁신 벤처와 국내·외 사회간접자본(SOC) 등지에 우선 투자할 계획이다. 미래에셋금융그룹의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부동산을 비롯한 다양한 투자 기회를 물색하고 있다. 목표치에 대한 시장 우려가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초대형 IB에 허용되는 신규 업무에서 발생하는 시너지와 시장 선점 효과 등으로 충분히 달성 가능할 것으로 본다."

      - 채권 보유액이 4대 증권사 중 최대다. 어떻게 대응하실 계획인가.

      "보유액을 작년부터 줄이고 있고, 일 단위로 채권운용 현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듀레이션을 축소하고 금리 민감도와 신용등급 한도 관리도 강화해 시행하고 있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확대돼 시장 변동성이 커졌고, 세계 각국의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해 한국 경제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리스크를 꼼꼼히 관리하기 위해 전문성을 갖춘 심사 인력도 확충했다."

      - 해외 부동산과 항공기 등 대체투자에 적극적이다. 리스크는 어떻게 관리하시나.

      "해외 부동산은 환 위험이 존재하고 각국의 투자 환경과 관련 제도·정책이 제각각이라는 특징이 있다. 충분한 검토와 최적의 금융 구조 설계가 필요하다. 해외는 대내·외 악재에 따른 영향이 비교적 적은 선진국에서, 우량 임차인을 보유한 자산 위주로 투자한다. 옛 대우증권에서 적극 투자했던 항공기금융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전망이 나오는데, 여객 및 화물운송 시장이 아직 성장 중이라 위기라고 보지는 않는다. 다양한 지역과 자산에 대한 투자 경험을 쌓으며 리스크관리 노하우도 축적하고 있다. 특히 업계 최초로 해외 부동산을 공모펀드 형태로 판매하고 있는 만큼, 불완전 판매를 막고 고객 자산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전담 조직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 금융당국이 증권사의 대형화를 추진하고 있다. 바라는 점이 있다면.

      "제도가 성공적으로 정착하기를 희망한다. 이 과정에서 자기자본을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규정이 정비되고, 타 금융업권과의 형평성이 제고되기를 바란다. 특히 파생상품 관련 규제가 과거 NCR을 중심으로 한 간접 규제에서 특정 영업 행위 또는 금융상품에 대한 직접 규제로 바뀌고 있다. NCR 규제 개선의 필요성에 대해 꾸준한 논의가 이뤄져 적절한 해법이 도출됐으면 한다."

      - 자기자본 8조원을 눈 앞에 두고 있다. 금융당국의 초대형 IB 육성 정책 중 가장 매력적인 요건을 꼽는다면.

      "증권사에 자금 조달 길을 열어준 단기금융 업무다. IMA가 확정형 수신 상품이 아닌 원금 보장형 실적배당상품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좀 더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고객 입장에서는 원금을 보장받는 반면 우상향 형태의 배당 기회가 열려있다는 점에서 콜 옵션(Call Option)과 다름 없다. 증권사가 위험 부담을 지는 만큼 다양한 성과 보수를 가져갈 수 있도록 허용해줄 필요가 있다. 운용할 때에는 철저한 분산 투자를 통해 손실 가능성을 최소화할 예정이다."

      - 리스크관리 이외의 분야에서 경력이 많다. 부담은 없으신가.

      "다양한 경험은 시장 및 영업 현장과의 소통에 유리하게 작용한다. 덕분에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리스크관리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 부담보다는 책임감과 사명감이 더 크다. 새로운 길을 걷는다는 점에 대한 설렘도 있다.

      ◆ 이만열 미래에셋대우 리스크관리부문 대표 약력 : 1964년 경남 창원 출생. 1982년 경남 창원고 졸업. 1986년 서울대 경영학 학사. 1989년 장기신용은행 입행. 1997년 영국 런던대 경영전문대학원(MBA) 졸업. 2000년 미래에셋증권 입사. 2004년 미래에셋증권 기업금융본부 담당 임원. 2008년 미래에셋증권 장외파생상품본부장. 2010년 미래에셋증권 브라질법인 대표. 2014년 미래에셋증권 기업금융부문 대표. 2017년 미래에셋대우 CRO.